표심 급한 트럼프, 푸틴에 손 벌려 러시아산 경유 받기로

윤현 2026. 10. 1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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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러시아 제재를 완화해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세계 시장에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과 매우 성공적인 협의를 마쳤다"라며 "러시아가 미국 및 세계 시장에 즉시 30만t 이상의 경유를 공급하고, 11월에 추가 50만t, 그 이후에 100만t을 공급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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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러 제재 완화해 러시아산 경유 공급 합의... 우크라 강력 반발

[윤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10월 9일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의 ‘더 온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REUTERS/Nathan Howard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러시아 제재를 완화해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세계 시장에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과 매우 성공적인 협의를 마쳤다"라며 "러시아가 미국 및 세계 시장에 즉시 30만t 이상의 경유를 공급하고, 11월에 추가 50만t, 그 이후에 100만t을 공급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는 자국 경유 정제시설 상태를 고려해 단기간 내에 300만t의 경유 연료를 추가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모두 합하면 러시아의 경유 공급 총량은 480만t에 달한다.

그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러시아산 경유 공급으로 전 세계 경유 가격이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며 "미국인들, 특히 우리의 위대한 농부, 목장주, 트럭 기사들을 위한 경유 가격 인하는 나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푸틴에 주는 선물"... 민주당 "악마와 거래"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러시아산 경유의 미국 및 세계 시장 거래를 내년 4월 7일까지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에 따른 민심 악화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돌파구로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수년간 미국이 러시아에 가해온 압력을 뒤집는 충격적인 발표"라며 "불과 한 달 전 그가 서명한 포괄적인 대러 제재법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라고 전했다.

미국의 대러 압박 기조가 퇴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강하게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에게 주는 선물은 평화를 가져오지도 않고, 문명 세계에 어떤 이익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더 많은 테러와 배신행위로 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에너지를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끝내야 할 전쟁을 장기화하도록 투자하는 것과 다름없다"라며 "이는 러시아가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더 오랫동안 전쟁을 벌이고, 미국을 더욱 경시하고, 세계에 더 큰 인명 손실과 피해를 입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간선거 상대인 민주당도 이를 비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 벌인 무모하고 불법적인 전쟁 때문에 높아진 경유 가격을 낮춰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악마와 거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께 감사하다. 우리가 원하는 엄청난 양의 경유가 곧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전문가들 "실제 경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 적어"

1년 전까지만 해도 갤런당 평균 3.68달러였던 미국 내 경유 가격은 최근 6.28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공화당의 텃밭으로 여겨진 중서부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주면서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러시아산 경유 공급을 늘려도 글로벌 경유 가격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너지 전략가 클레이턴 시글은 AP통신에 "이번 합의가 경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러시아에는 상당한 이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입장에서 겨울철에는 자국 내 수요가 별로 없어 재고가 많은 하절기용 경유를 팔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도 "에너지 전문가들은 러시아와의 합의를 포함한 이러한 조치들이 대부분 보여 주기식이며(performative),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이전 수준으로 경유 가격을 되돌리는 데는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석유 시장 위험 분석가 브렛 에릭슨은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거의 오차 범위 안에 드는 물량 때문에 자신이 만든 제재를 되돌리려고 한다"라며 "이는 선거를 앞둔 그의 절박함을 여실히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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