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나 오늘도 이랬는데"…열심히 '탈탈' 털다가 15만개 미세플라스틱이 입으로?[실험노트]

윤슬기 2026. 10. 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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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마치고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이 있습니다.

단백질 분말이 섞여 있으면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제조 과정에서 남은 입자뿐 아니라, 쇠구슬이 용기 안쪽을 마모시키면서 생긴 미세플라스틱도 나온 셈입니다.

단순히 표면 조각이 떨어지는 물리적 마모를 넘어, 기계적인 힘이 재료의 화학적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셰이커 사용 시 연간 최대 14만6000개 미세플라스틱 섭취" 연구진은 셰이커 사용에 따른 연간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을 약 7만4000~14만6000개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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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말 섞는 쇠구슬, 용기 내부 마모시켜
반복 사용에 미세플라스틱 방출 늘어

운동을 마치고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단백질입니다. 근육의 회복과 성장을 돕기 위해 보충제를 챙겨 먹는 사람이 많은데, 셰이커에 물과 분말을 넣고 흔들면 간편하게 한 잔이 완성됩니다. 안에 넣은 작은 쇠구슬은 분말이 뭉치지 않도록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쇠구슬이 플라스틱 용기 안쪽까지 마모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국 동남대·미국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플라스틱 셰이커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방출되는지 살펴봤습니다.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됐습니다.

분말을 풀어주는 쇠구슬, 용기 안쪽에도 닿아

연구진은 폴리프로필렌(PP), 폴리카보네이트(PC), 트라이탄 재질의 셰이커를 비교했습니다. 스테인리스 믹싱볼을 넣었을 때와 넣지 않았을 때, 흔드는 방식과 사용 단계에 따라 입자 방출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습니다.

실험에는 단백질 음료 대신 정제수를 사용했습니다. 단백질 분말이 섞여 있으면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음료의 성분이 주는 영향을 줄이고 용기 자체에서 떨어져 나오는 입자를 확인하려는 방식이었습니다.

믹싱볼을 넣지 않은 상태에서도 모든 시험 용기에서 측정 가능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제조 과정에서 이미 생겨 용기 벽면에 남아 있던 플라스틱 잔여물이 떨어져 나온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믹싱볼을 넣자 입자 방출량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흔들리는 쇠구슬이 플라스틱과 반복적으로 접촉하면서 닿는 부위를 마모시켰기 때문입니다. 제조 과정에서 남은 입자뿐 아니라, 쇠구슬이 용기 안쪽을 마모시키면서 생긴 미세플라스틱도 나온 셈입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계속 쓸수록 입자 방출도 늘어나는 경향

방출량은 용기 재질과 흔드는 방식, 사용 단계에 따라 달랐습니다. 모든 셰이커에서 똑같은 양이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계속 사용하는 동안 방출량이 대체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반복되는 마찰과 마모가 입자 방출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방출된 입자는 대부분 20마이크로미터(㎛)보다 작았습니다. 눈으로 용기 안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크기입니다.

연구진은 입자의 모양뿐 아니라 적외선을 이용해 화학적 특성도 분석했습니다. 특히 폴리카보네이트에서는 표면이 파이는 현상과 함께 화학 결합이 끊어진 흔적을 확인했습니다. 단순히 표면 조각이 떨어지는 물리적 마모를 넘어, 기계적인 힘이 재료의 화학적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셰이커 사용 시 연간 최대 14만6000개 미세플라스틱 섭취"

연구진은 셰이커 사용에 따른 연간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을 약 7만4000~14만6000개로 추정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과 암, 호흡기 질환, 생식 기능 저하 등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사람들이 1년 동안 실제로 마신 음료를 모아 측정한 결과가 아닌 실험에서 확인한 입자 방출량을 토대로 계산한 추정치입니다. 용기 재질과 사용 방식에 따라 방출량이 달랐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입자의 개수만으로 건강 피해를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셰이커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 경로와 방출 특성을 조사했습니다. 실제 단백질 음료에서 같은 양이 나오는지, 이를 마셨을 때 인체에 어떤 영향이 생기는지는 직접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가 확산하고 운동이 일상적인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서, 단백질 보충제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세계 단백질 파우더 시장 규모를 지난해 190억달러(25조4000억원)로 추산하고, 2035년에는 334억달러(44조7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커지는 시장에 걸맞게, 더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뒤따라야겠습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재사용하는 플라스틱 식품 접촉 제품의 설계와 안전성 평가에서 사용에 따른 소재의 노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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