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크라이나 대사까지 소환, 강경책이 국익에 무슨 도움 되나

2026. 10. 9.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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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한 항의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이를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우크라이나의 태도에도 문제는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협의 초기 우크라이나가 먼저 대외 보안을 요청했고, 양국이 비공개 송환에 합의했는데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공개했다. 이후 합의 자체를 부인한 것도 양국 신뢰를 훼손할 만하다.

그렇다고 대사를 불러들이는 고강도 조치가 국익에 부합하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6일 국감에서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사과 메시지를 받은 것을 공개하면서 “우리 정부의 기대 수준과 차이가 있다”며 추가 조치를 예고했었다. 우크라이나 측은 비밀유지 범위를 서로 다르게 해석한 데서 비롯된 오해라는 입장이다.

대사 소환은 외교관계를 단절하지 않으면서도 상대국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높은 수위의 조치다. 정부가 이 같은 고강도 조치를 취한 것은 2008년 일본의 독도 관련 조치에 항의해 당시 권철현 주일대사가 일시 귀국한 이후 18년 만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공개 사과하고 ‘합의 부재’ 주장을 철회할 때까지 박 대사를 돌려보내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하지만, 출구전략 없이 강경 기조만 내세울 경우 외교적 부담만 커질 뿐이다.

정작 앞으로가 큰 문제다. 우크라이나에는 지금도 북한군이 참전하고 있어 추가 포로 발생 가능성이 있다. 한국행을 원하는 북한군 포로가 있을 경우 우크라이나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게다가 전후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방산 협력 등 우리 국익과 직결된 사안도 많다. 이미 이례적인 강수를 둔 만큼 더는 갈등을 키우지 말고 수습을 도모해야 한다. 정부는 실질적인 협의 채널을 가동해 이번 갈등이 북한군 포로 문제와 경제·안보 협력까지 훼손하지 않도록 하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를 추구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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