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조규남 (25·끝) 지미 카터와 찍은 사진 한 장… 순례 끝은 하늘 본향

김동규 2026. 10. 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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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로부터 '역경의열매' 자전적 연재를 청탁받고 글에 어울릴 사진을 찾기 위해 오래된 사진첩을 뒤적이다 뜻밖의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2024년 세상을 떠난 미국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그런 전직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찍은 사진 한 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게는 영광이자 자랑거리였다.

당시 카터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중동과 아시아 등 여러 나라를 오가며 평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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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진첩서 미국 대통령 사진 발견
귀국 마지막 여정 비행기서 맺은 인연
방랑의 세월 지나 순례자의 길 걸어
수많은 역경도 돌아보니 은혜의 열매
“언젠가 하늘 본향서 다시 만나기를”
조규남(오른쪽) 목사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국민일보로부터 ‘역경의열매’ 자전적 연재를 청탁받고 글에 어울릴 사진을 찾기 위해 오래된 사진첩을 뒤적이다 뜻밖의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2024년 세상을 떠난 미국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59세, 나는 35세였다. 성격이 온순한 것으로 알려진 카터는 신앙인의 정도에서 벗어남이 없었다. 대통령 재임 중에도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가 어떤 인물인지 분명히 드러난다.

카터는 퇴임 후에는 세계 평화를 위한 활동과 집 없는 이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봉사 등에 참여했다. 내가 존경해온 인물이었다. 그런 전직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찍은 사진 한 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게는 영광이자 자랑거리였다.

사진을 바라보며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로 돌아가 본다. 당시 카터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중동과 아시아 등 여러 나라를 오가며 평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던 때였다. 나는 외항선 항해사로 방랑자의 삶을 살다가 바다에서 예수님을 만난 뒤 순례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귀국하던 마지막 여정이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그는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나는 하늘의 영광을 바라보며 각자의 길을 가다가 하늘을 나는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리고 그렇게 나란히 사진 한 장을 남겼다.

참 숨 가쁘게 달려온 세월이었다. 인생의 목적도, 삶의 이유도 모른 채 방황하던 나를 붙드시고 광야로 이끄셔서 수많은 연단의 시간을 지나게 하셨다. 그 역경을 지나 이제 그 열매를 바라보며 천국 본향을 향해 가는 길 위의 존재(Being on the Way)로 살아가게 하신 주님의 은혜를 생각할수록 감사하게 된다. 남은 생의 여정 역시 오직 주님의 손에 맡길 뿐이다.

내가 존경하며 같은 시대를 살아온 카터는 모든 역경을 지나 이제 이 세상의 여정을 마쳤다. 하늘나라 본향에서 주님과 함께 안식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젊은 시절 우연히 그와 함께 찍은 이 사진을 더욱 자랑하고 다닌다. 마치 그가 내 곁에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언젠가 우리는 모두 비행기 안이 아니라 구름 위 본향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곳에서는 카터도, 나도, 예수를 믿는 모든 이가 한 가족이 되어 ‘천국 동창생’처럼 기쁨을 나누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이 땅에서 흘린 눈물과 지나온 역경이 하나님의 창고에 차곡차곡 쌓인 열매의 보화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봉 부아야주(Bon voyage·좋은 여행 되기를)!’

“처음으로 돌아가 시작을 바꿀 수는 없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여 결말을 바꿀 수는 있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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