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여론조사' 2심 전부 무죄... 윤석열, 선고 뒤 미소

김종훈 2026. 10. 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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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씨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이른바 '무상 여론조사' 의혹 항소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이 윤씨 부부에게 직접 전달된 것으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를 인정했던 여론조사 14회 부분까지 모두 뒤집혔다.

윤씨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여론조사 제공을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명씨와 윤씨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의사합치와 정치자금 기부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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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선고 현장] 서울고법 "정치적 조언은 재산상 이익 아냐"... 지지자들 "판사님 감사합니다" 환호

[김종훈, 유성호 기자]

▲  윤석열씨. 2026-01-15
ⓒ 서울중앙지방법원
윤석열씨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이른바 '무상 여론조사' 의혹 항소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이 윤씨 부부에게 직접 전달된 것으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를 인정했던 여론조사 14회 부분까지 모두 뒤집혔다.

7일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씨와 명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두 사람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오후 1시 58분께 흰색 셔츠에 남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윤씨는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피고인석에 자리했다. 명씨 역시 피고인석에 앉아 선고를 기다렸다.

재판부는 먼저 두 피고인을 일어서게 한 뒤 정치자금법이 규제하는 '정치자금'의 범위부터 짚었다. 정치자금 기부가 성립하려면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재산상 이익이 존재해야 하고, 단순한 정치적 도움이나 조언처럼 재산적 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이익까지 정치자금법의 규제 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명씨가 윤씨 부부에게 제공한 것은 여론 동향에 관한 의견과 정치적 조언, 유력 정치인 소개 등 대선을 위한 정치적 조력의 성격이 강하다고 봤다.

특히 명씨가 이 같은 도움을 제공한 배경에 대해서도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정치적 영향력을 증대하기 위해 유력 정치인들과 관계를 맺고 자신의 기여를 인정받고자 했던 개인적 사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여론조사는 정치적 조언 위한 수단"... 1심 판단 뒤집어
▲  명태균씨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무상 여론조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핵심인 여론조사 자체에 대해서도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윤씨 부부에게 전달한 여론조사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것이라기보다 정치적 조언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 또는 근거의 일부'였다고 판단했다.

명씨가 윤씨 부부에게 제공한 정치적 조언과 여론조사 결과는 구별해야 하며, 이 사건에서 실질적으로 제공된 이익이 있다면 그것은 '정치적 이익'이지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심이 유죄로 인정했던 여론조사 14회도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난 7월 13일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명씨가 윤석열·김건희씨 부부에게 제공했다는 총 58회의 여론조사 가운데 직접 전달된 14회, 2792만 원 상당에 대해서는 명씨와 윤씨 부부 사이에 대선 여론조사를 제공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고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윤씨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 원, 명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명씨를 법정구속했다.

이날 항소심은 '고의'에 대한 판단에서도 1심 결론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명씨와 윤씨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이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의뢰·협의하는 등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명씨와 깊은 관련이 있는 미래한국연구소의 판단으로 여론조사가 실시됐고 그중 일부만 윤씨 부부에게 전달됐다는 점, 명씨가 윤씨뿐 아니라 이준석 등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하고 정치 상황과 여론의 향방을 논의해왔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무죄 선고에 윤석열 미소... 지지자들 "판사님 감사합니다"

▲ 법정에서 윤석열 대화 나눈 명태균 "공개하기 어렵다. 다음에 말씀드리겠다" ⓒ 유성호

재판장인 구회근 부장판사가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라는 취지의 주문을 읽자 법정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라졌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윤씨 지지자 중 일부는 울음을 터뜨렸다. 선고가 끝난 직후 윤씨와 변호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윤씨는 변호인들과 A4 용지를 함께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재판부가 퇴정하자 법정 안팎에서는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무죄", "판사님 너무 감사합니다", "판사가 진짜다"라는 지지자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윤씨도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보였다.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던 윤씨로서는 불과 석 달 만에 핵심 판단이 모두 뒤집힌 셈이다.

이번 판결은 같은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제공'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김건희씨 사건의 상고심 판단에서도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윤씨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여론조사 제공을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명씨와 윤씨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의사합치와 정치자금 기부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의 공소사실은 윤씨와 김씨가 공모해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구조다. 윤씨 사건 항소심이 여론조사 제공 행위의 법적 성격은 물론 의사합치와 정치자금 기부의 고의까지 부정하면서, 김씨 사건 상고심을 심리하는 조희대 대법원이 같은 쟁점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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