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러시아에 원유 공급" 보도에 우크라이나 불만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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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국 항구에서 출항한 경유가 서방의 제재를 받는 유조선들을 통해 러시아로 흘러 들어갔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자체적으로 항만 기록과 선박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과 8월 동안 17만6천 톤이 넘는 연료가 여러 한국 항구에서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총 14차례 걸쳐 7척의 유조선에 선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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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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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
| ⓒ UPI 연합뉴스 |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자체적으로 항만 기록과 선박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과 8월 동안 17만6천 톤이 넘는 연료가 여러 한국 항구에서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총 14차례 걸쳐 7척의 유조선에 선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매체는 해당 연료의 대부분은 경유라고 덧붙였다.
서방 제재받는 유조선들, 목적지 일본이라 속이고 한국에서 러시아로 연료 운송
주목할 점은 이 연료 이동에 동원된 선박 7척 중 3척이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대러 제재 대상에 포함된 선박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가장 많은 양의 연료를 운송한 '레이라(Layla)'호는 울산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각각 7월 19일과 8월 10일에 출항하여 총 5만7천 톤의 경유를 운송했다. 첫 번째 항해 때 이 선박은 한국 당국에 목적지가 블라디보스토크라고 신고했으나, 두 번째 항해에서는 일본 니가타로 향한다고 거짓 신고했다.
호주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국적의 또 다른 제재 대상 유조선 '아스토리아(Astoria)'호는 8월 1일 울산에서 목적지를 일본으로 거짓 신고한 후 약 1만 1천 톤의 연료를 선적하고 블라디보스토크로 항해했다.
세 번째 제재 대상 유조선인 '총천(Chongchon)'호의 경우 한국 항국에 직접 접안하지 않았다. 이 선박은 8월 초 여수 앞바다 정박지에서 비제재 유조선인 '셀레스트 I(Celeste I)'호로부터 약 2만 6천 톤의 연료를 넘겨받은 뒤, 목적지를 싱가포르로 거짓 신고하고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가디언>은 총천호의 선박 간 환적 방식을 두고 "화물의 출처를 은폐하고 항만 터미널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8월 러시아 석유제품 수입, 31%가 한국발... "충격적인 사실, 대러 제재 약화시킬 수 있어"
이러한 한국발 대러 연료 운송에 대해 핀란드의 싱크탱크인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의 아이작 레비 분석가는 <가디언>에 "EU의 제재를 받는 유조선들이 한국 항구에서 연료를 실어 러시아로 운송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이는 대러 제재 체제를 약화시키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온 한국의 입장에 타격을 준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CREA가 선박 정보 회사 케이플러의 데이터를 분석한 데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 해상을 통해 36만 8천 톤의 석유 제품을 수입했는데 이는 전월 대비 7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 중 한국에서 수입한 분량은 31%에 해당하는 11만2천 톤으로 확인됐다. 이는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입량이다.
러시아의 석유 제품 수입 급증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지속적인 드론 공습 등으로 인해 러시아의 원유 정제 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6월 러시아의 정유 처리량은 2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디젤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거의 30%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은 러시아가 전선 유지를 위한 이른바 '전쟁 기계'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자 다방면으로 연료 수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료 운송 사실이라해도 위법은 아냐... 외교부 "대외무역법 따라 수출 통제 대상 엄격 집행 중"
이처럼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인도주의적 지원 및 비살상 군수물자를 제공해 왔고 재건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기조와 달리 에너지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공백을 메워주는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디언>은 "연료 운송에 서방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선박들이 연루되어 있기는 하지만, 한국 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의 대러 제재 조치는 주로 산업 기계, 전자 제품, 차량 등의 수출 통제에 국한되어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사건은 서방이 러시아에 압력을 가하는 노력에 있어 서울을 약한 고리처럼 보이게 할 위험이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북한 전쟁 포로 2명을 한국으로 이송한 것은 비밀로 유지되어야 했다는 입장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도 SNS에 이 기사를 공유하며 "사실상 러시아의 자체 정유 능력 상실에 따른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줬다"라고 비판했다.
한국 외교부는 <가디언>의 질의에 해당 유조선들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우크라이나 평화 회복을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대외무역법에 따라 전략물자 외에도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높은 1402개 비전략물자로 수출 통제 대상을 확대하여 엄격하게 집행하고 있다. 대러 수출 통제 조치의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관련 법률 및 규정에 따라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영국 외무부 또한 <가디언>의 질의에 영국 제재 대상 유조선이 한국 항구를 이용한 점이나 이번 선적 건이 서울 측과 논의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은 우리의 제재를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높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전쟁에 자금을 대는 수입을 줄이는 데 단호히 전념하고 있다"면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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