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등 얼룩진 대법관 제청, 언제까지 평행선 그릴 건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7개월째 비어 있는 대법관 한 자리가 정쟁과 갈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과 대법관 제청을 협의하는 것은 헌법 근거가 없지만 신속하고 원활한 대법관 임명을 위해 자진해 협력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4명 가운데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하자, 청와대는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재제청을 요구했고, 대법원장은 거부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회·대통령 제청 관여 못 한다”
난장판 국감… 양보와 중재 어디에

7개월째 비어 있는 대법관 한 자리가 정쟁과 갈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대법원, 국회, 청와대가 평행선만 긋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재제청의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공식적 자리에서 처음으로 거부 사유를 밝힌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이 각각 헌법적 의미에 맞게 존중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 질의에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과 대법관 제청을 협의하는 것은 헌법 근거가 없지만 신속하고 원활한 대법관 임명을 위해 자진해 협력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권분립과 사법독립의 가치, 헌법과 법률의 원칙은 충분히 중요하다. 하지만 헌법과 법률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대법관 공석이 장기간 방치되고, 청와대와 사법부가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갈등은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에서 출발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4명 가운데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하자, 청와대는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재제청을 요구했고, 대법원장은 거부했다. 대법원장 제청권과 대통령 임명권이 맞서는 모양새다. 권한의 범위, 재제청 절차 등을 두고 법률적 판단은 엇갈릴 수 있다. 그래도 양보 없는 대립, 여론전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갈등을 조정·중재해야 할 국회는 정쟁만 되풀이한다. 국감장은 시작부터 고성과 설전으로 뒤덮였다. 통상 대법원장은 국감에서 인사말 이후 자리를 뜨는 게 관례인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사위가 조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하고 증언을 요구하면서 여야는 충돌했다. 조 대법원장이 선서나 증언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자 법률에 따라 후속 조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민의힘에서는 대법관 임명이 안 되는 이유는 청와대에서 재제청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감에) 나와야 한다”고 했다. 국민 피해와 불편이 불 보듯 뻔한 데, 문제 해결 노력은 없는 것이다.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으면, 내년 6월까지인 조 대법원장의 임기 내내 대법관 공석과 대립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고스란히 대법관 인선 시스템 마비, 사법체계 부실과 불신으로 귀결될 것이다. 양보와 타협으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인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서둘러 사법 공백을 메우고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 이것이 청와대와 대법원이 가장 무겁게 받아들일 책임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권익위 해킹 피해… 공공기관 수십만명 개인정보 털렸다
- [단독] 靑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비공개라 회의록 안 썼다”… 1월 13일 밀실 회의 논란
- 카뱅·케이뱅크도 공격받아… 금감원, 해킹 IP 28개 확인
- ‘무보수’라 해놓고 月 200만원?…박진영 “돈 받는 줄 몰랐다”
- 차귀도 전복 어선, “고등어 걸린 그물 산더미처럼 쌓고 돌아오다” 참변
- ‘특수교사 고소’ 주호민 “‘녹음금지 예외’ 인정해달라” 대법원에 호소
- 조희대, ‘제2의 윤석열 꿈꾸냐’ 질문에 “너무 모욕적”
- “군에 바친 청춘 조롱당했다” 병역특례 폐지 청원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