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사무실서 수기로 사건 관리…중수청 안착 ‘산 넘어 산’
중대범죄사수사청(중수청)이 출범은 했다지만 본격적인 수사 업무에 돌입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 초대 청장 임명부터 인력 충원, 전산망 구축과 공소청과의 협력 체계 정립 등이 중수청 안착의 핵심 과제다.

임시 사무실서 출발…청장부터 필요
6일 중수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수청은 아직 사무실 정비도 다 끝내지 못했다. 중수청 본청과 서울지방중수청이 위치한 서울 을지로 청사의 경우 일단 사용할 수 있는 일부 층에 직원들이 임시로 자리를 잡았다. 물리적 공간 완비와 함께 조직을 이끌 수장이 임명되는 게 조직 안정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청문 절차에 돌입했다. 청문회는 14일 열린다. 그러나 야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면서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진통이 있을 수 있다.
중수청장 임명 전까지 전종민 중수청 차장이 청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전 차장은 판사 출신이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변호 경력 등도 있어 정치적 중립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만일 김 후보자가 낙마해 전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가 장기화하면 검찰 출신이 다수인 중수청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5급 중간관리자 부족 심각
인력 문제는 더 시급하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의 3분의 2 수준인 1900여 명만 채운 채로 출범했다. 특히 수사를 직접 챙겨야 하는 중간간부층에 구멍이 뚫렸다. 7~9급 수사관은 정원을 대부분 채웠지만, 4~5급 수사관은 충원 인력이 정원에 한참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4급 수사관 정원은 221명, 5급은 355명인데 4~5급에 해당하는 1차 특례임용 대상자는 150여 명에 그쳤다.
4급과 5급 수사관은 지방중수청에서 과장·팀장급 지위를 맡는다. 복잡한 경제·부패 사건을 팀 단위로 수사하는 중수청 구조상 이들은 수사 방향을 잡고 법리 검토를 주로 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실무 인력을 확보하더라도 중간간부가 부족하면 배당받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에 한계가 있어 수사 병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수청은 초대 청장 임명 이후 추가 채용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전산망 구축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사건 접수와 이첩 기능만 우선 개통했다. 사건 처리와 송치 등 수사 실무에 필요한 기능은 12월까지 완성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일정도 최대한 앞당겨 잡은 것이라 실제 구축 시점은 이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수청은 당분간 접수한 고소·고발 사건을 수기로 관리할 방침이다.
공소청과 관계 설정이 수사 성패 갈라
공소청과의 관계 설정은 중수청 수사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공소청에 따르면 지난 1~8월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기각률은 34.1%로, 지난해(26.8%)보다 크게 높아졌다.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하기보다 보완수사 요구를 중점적으로 하면서 구속영장과 압수수색영장 모두 엄격히 심사하게 됐다.
이 같은 기조가 중수청에도 적용되면 수사 초기부터 공소청과의 협업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수사준칙은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관이 상호 존중 및 협력한다고 규정할 뿐 구체적 협력 방식은 현장에서 결정된다. 특히 대형 경제·부패 사건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속도가 중요한 만큼 영장 청구 단계에서 이견이 반복될 경우 수사 성패에 영향을 준다. 중수청의 한 간부는 “출범 초기인 만큼 공소청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정립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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