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사무실서 수기로 사건 관리…중수청 안착 ‘산 넘어 산’

정진호 2026. 10. 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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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범죄사수사청(중수청)이 출범은 했다지만 본격적인 수사 업무에 돌입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 초대 청장 임명부터 인력 충원, 전산망 구축과 공소청과의 협력 체계 정립 등이 중수청 안착의 핵심 과제다.

5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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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사무실서 출발…청장부터 필요


6일 중수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수청은 아직 사무실 정비도 다 끝내지 못했다. 중수청 본청과 서울지방중수청이 위치한 서울 을지로 청사의 경우 일단 사용할 수 있는 일부 층에 직원들이 임시로 자리를 잡았다. 물리적 공간 완비와 함께 조직을 이끌 수장이 임명되는 게 조직 안정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청문 절차에 돌입했다. 청문회는 14일 열린다. 그러나 야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면서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진통이 있을 수 있다.

중수청장 임명 전까지 전종민 중수청 차장이 청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전 차장은 판사 출신이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변호 경력 등도 있어 정치적 중립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만일 김 후보자가 낙마해 전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가 장기화하면 검찰 출신이 다수인 중수청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중수청이 개청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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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급 중간관리자 부족 심각


인력 문제는 더 시급하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의 3분의 2 수준인 1900여 명만 채운 채로 출범했다. 특히 수사를 직접 챙겨야 하는 중간간부층에 구멍이 뚫렸다. 7~9급 수사관은 정원을 대부분 채웠지만, 4~5급 수사관은 충원 인력이 정원에 한참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4급 수사관 정원은 221명, 5급은 355명인데 4~5급에 해당하는 1차 특례임용 대상자는 150여 명에 그쳤다.

4급과 5급 수사관은 지방중수청에서 과장·팀장급 지위를 맡는다. 복잡한 경제·부패 사건을 팀 단위로 수사하는 중수청 구조상 이들은 수사 방향을 잡고 법리 검토를 주로 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실무 인력을 확보하더라도 중간간부가 부족하면 배당받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에 한계가 있어 수사 병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수청은 초대 청장 임명 이후 추가 채용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전산망 구축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사건 접수와 이첩 기능만 우선 개통했다. 사건 처리와 송치 등 수사 실무에 필요한 기능은 12월까지 완성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일정도 최대한 앞당겨 잡은 것이라 실제 구축 시점은 이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수청은 당분간 접수한 고소·고발 사건을 수기로 관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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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과 관계 설정이 수사 성패 갈라


공소청과의 관계 설정은 중수청 수사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공소청에 따르면 지난 1~8월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기각률은 34.1%로, 지난해(26.8%)보다 크게 높아졌다.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하기보다 보완수사 요구를 중점적으로 하면서 구속영장과 압수수색영장 모두 엄격히 심사하게 됐다.

이 같은 기조가 중수청에도 적용되면 수사 초기부터 공소청과의 협업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수사준칙은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관이 상호 존중 및 협력한다고 규정할 뿐 구체적 협력 방식은 현장에서 결정된다. 특히 대형 경제·부패 사건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속도가 중요한 만큼 영장 청구 단계에서 이견이 반복될 경우 수사 성패에 영향을 준다. 중수청의 한 간부는 “출범 초기인 만큼 공소청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정립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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