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석 달에 100조 번다?…역대급 실적 뒤 ‘숨은 변수’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수퍼사이클(초호황)이 내년에도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8일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106조원이다. 3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일부 증권사가 전망치를 낮췄지만, 예상대로라면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선다. 지난 2분기 세운 역대 최대 영업이익(89조5000억원) 기록도 한 분기 만에 갈아 치우게 된다. 이달 말 발표예정인 SK하이닉스도 약 77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값 상승 지속…내년도 공급 빠듯할 듯
메모리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이 늘면서 서버·PC·모바일 등에 쓰이는 범용 D램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HBM을 많이 만들수록 범용 D램을 만들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0~1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물량도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장기전략고객계약(SCA·수년간 공급할 물량을 미리 정해두는 계약)과 일반 고객의 구매 약정을 합쳐 2027년 생산량의 75% 이상이 이미 계약됐다고 밝혔다. 현재 고객사와 논의 중인 공급 물량도 대부분 2028년분이라는 설명이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수급이 언제 균형을 되찾을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2027년과 2028년에는 2026년보다 수급이 더 빠듯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HBM4 출하 확대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거란 전망이다. 김운호 IB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수익성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고, 이익 규모는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황의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은 인공지능(AI) 투자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릴수록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과 서버용 D램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일(현지시간) 아마존이 미국 데이터센터에 설치한 80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엔비디아 AI 칩을 외부 투자자에게 넘긴 뒤 다시 빌려 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칩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되, 임대료를 내고 계속 사용하는 방식이다. FT는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비를 감당하기 위해 빅테크들이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등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변수도 있다. 높은 메모리 가격이 PC·스마트폰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데다, 공급 측면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잇따라 증설에 나서고 중국 업체들도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증설이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을 끌어내릴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D램 가격이 2027년 후반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2028년에는 하락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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