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배도 못 만든다” 위기감… 日, AI·로봇 쏟아부어 ‘조선 재건’

박상은 2026. 10. 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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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에 밀려 세계 조선업 3위에 머무르고 있는 일본이 조선강국 부활을 위해 다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조선용 인공지능(AI)·로봇 개발에도 속도를 내면서 일본판 조선업 재건 사업이 실행 단계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6일 일본 도쿄에서는 조선 현장의 AI·로봇 활용 사례와 기술 등을 소개하는 '조선업계 AI·로보틱스 보급 심포지엄'이 열렸다.

업계는 이런 일본의 움직임이 당장 한국 조선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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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민간 기업 증산 투자 러시
에너지 등 경제안보 위기감 영향
생산능력 복원시 韓과 경쟁구도
일본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에 위치한 일본 최대 조선 기업 이마바리조선의 본사 전경. 이마바리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해사 클러스터로 이마바리조선 본사를 비롯해 각종 기자재 업체와 선주들이 밀집해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마바리조선 홈페이지 캡처

한국·중국에 밀려 세계 조선업 3위에 머무르고 있는 일본이 조선강국 부활을 위해 다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조선용 인공지능(AI)·로봇 개발에도 속도를 내면서 일본판 조선업 재건 사업이 실행 단계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오랜 구조조정으로 자국에서 필요한 선박 건조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도크·크레인을 늘리는 동시에 로봇과 AI를 활용해 생산 능력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6일 일본 도쿄에서는 조선 현장의 AI·로봇 활용 사례와 기술 등을 소개하는 ‘조선업계 AI·로보틱스 보급 심포지엄’이 열렸다. 행사를 후원한 국토교통성은 지난달 산학연 관계자들과 미국을 찾아 AI 조선로봇 공동개발과 현장 적용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국토교통성은 심각한 인력 부족에 대응해 AI 조선로봇 적용을 추진하고 적은 인력으로도 선박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조선업 재생 로드맵’을 마련했다. 2024년 약 900만GT(총톤수)였던 외항 화물선 연간 건조능력을 2035년 약 1800만GT로 확대한다는 게 목표다. 지난 7월 조선을 ‘위기관리 투자·성장투자’의 전략 분야로 지정했고, 지난달에는 조선업 재생기금을 활용한 설비투자 계획 8건을 잇달아 승인했다. 이마바리조선·JMU·나무라조선 등 주요 조선사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들 사업에는 향후 약 10년간 총 9000억엔(약 7조6000억원) 규모의 민관 투자가 예정돼 있으며 정부는 최대 약 3110억엔을 지원한다.

민간의 증산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달 30일 시모노세키 조선소에 약 1000억엔을 투자해 2028년까지 건조능력을 25% 확대한다고 밝혔다. 꾸준히 조선사업을 축소해온 미쓰비시가 증산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 8월에는 나무라조선의 대형 선박용 도크 신설 계획도 알려졌다.

일본이 조선업 재건에 나선 배경에는 경제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 에너지와 식량 등의 수입을 해상운송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자국에서 필요한 선박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해진 것이다. 일본은 1970~80년대 세계 조선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최강자였으나, 이후 한국·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장기간 인력·설비를 축소하며 경쟁력이 약화됐다. 지난해 건조량 기준 글로벌 점유율은 14.0% 정도다.

업계는 이런 일본의 움직임이 당장 한국 조선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8월 일본이 목표로 하는 LNG운반선 연 3~5척은 글로벌 수출 경쟁보다 자국 에너지 안보와 선대 교체를 위한 물량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한국 조선사의 지난해 LNG운반선 인도량은 71척으로, 양국 간 격차가 크다.

다만 일본의 생산능력 복원이 현실화하면 중장기 경쟁 구도는 달라질 수 있다. 코트라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탄소중립 전환에 따라 암모니아·수소 등 차세대 연료 선박을 둘러싼 한·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일 선박 수출경합도지수도 0.873으로 양국의 수출 품목과 시장이 상당 부분 겹친다.

일본의 증산이 국내 기자재 업체에게는 새로운 공급 기회가 될 수 있다. 코트라는 “차세대 선박을 중심으로 양국 경쟁 격화가 전망된다”면서도 “(기자재 분야는) 직접 경쟁보다는 상호 보완적 협력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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