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 다 공개하는데… 한국만 '비밀'이라는 물고기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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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유튜브 화면은 6차 대멸종을 예언하는 영상으로 가득하다.
국내외 학술기구, 국제수산기구 및 NGO의 평가에서도 한국 어업관리의 성과와 자료 공개 수준은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2일, 이를 확인하고자 나는 TAC 전문위원회에 제출된 어종별 자원평가 보고서 공개를 국립수산과학원(해수부 소속 기관)에 청구했다.
두 나라는 자원평가를 공개하면서 지속가능어업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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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윤 기자]
| 기획의 말 |
| 기후위기와 생태학살로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 하루하루 현실로 다가오는 생존의 위기 앞에서 과연 다른 세계는 가능할 것인가를 묻는다. 다른 세계는 물론 가능하다고 믿는다. 다만 다른 행성이 아니라 바로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땅과 아직 푸른 하늘과 바다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나무와 새들, 함께 호흡하는 뭇생명들이 공존하는 세계를 함께 상상하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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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 어판장에서 어민들이 채낚기 어선이 잡아 온 오징어를 선별해 상자에 담고 있다. 2025.6.10 |
| ⓒ 연합뉴스 |
그러나 이정모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한다. 멸종의 원인이 인류에게 있으니, 인류가 해결할 수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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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 캐나다 북방대구 어획량(1951~2019년). 자료: Schijns et al.(2021), ICES Journal of Marine Science 78(8), 표 1 재구성 |
| ⓒ 양성윤 |
TAC: 숫자와 현장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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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2. 자료: 한국수산자원공단, TAC 어종별 소진현황(2024년 3월 19일 기준) |
| ⓒ 양성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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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한국수산자원공단, TAC 어종별 소진현황 (2024년 3월 19일 기준) |
| ⓒ 양성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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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한국수산자원공단, 「TAC 어종별 소진현황」 (2024년 3월 19일 기준) |
| ⓒ 양성윤 |
나는 궁금해졌다. 한국의 살오징어 자원평가에는 기후 요인(수온 변화·어군 이동)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을까? 하지만 이를 설명하는 정부 자료 대신에 내가 찾은 것은, 수협 수산경제연구원이 2019년 펴낸 <TAC제도의 실태와 개선방향>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어업인들은 TAC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정한 TAC는 신뢰하지 않았다. 그들은 TAC 산정 근거를 밝히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TAC 산정 변수에는 최근 3년 어획 실적이 들어가 소진율이 낮은 어종은 다음 해 TAC가 깎이는데, 어획 실적은 자원 변동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비정기적인 자원 조사로는 기후 변화에 크게 흔들리는 수산 자원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보고서가 발행되고 7년이 지난 지금, TAC는 얼마나 개선되었을까. 나는 어업인의 목소리를 듣고자 군산으로 향했다.현장 반응, 7년 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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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종씨의 어선 ⓒ김세종 |
| ⓒ ⓒ김세종 |
그 사람들 책상에서만 말을 듣고, 실제로 나가서 뭐 고기를 잡는다든가 뭐 그런 것도 없고. (…) 오징어는 지구가 변해 (새끼를) 안 낳을 수도 있고 낳을 수도 있고. 한 해 안 나면 그 새끼를 또 많이 낳을 수도 있고. 그걸 모른다니까.
그는 TAC와 금어기·금지체장 같은 어업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런 규제가 없으면 새끼고 뭐고 통발이나 안강망 쓰는 배들이 싸그리 잡아버려요. 고기가 조금 커서 올라와야 하는데 어린 고기를 다 잡아버리면 그러질 못해. (…) 물고기가 겨울에는 저 물 깊은 남해 쪽으로 빠졌다가, 가을이 되면 군산 쪽으로 올라와요. 그때부터 알도 낳고 하는 거지.
어업인이 어획량을 축소해 보고하는지를 묻자, 김 어부는 "시스템이 잘 돼가지고 몰래 하기는 힘들다"라고 답했다.
배에 뭐 기계를 많이 달더라고. 배들은 한 해에 몇 톤 딱 어획량이 있어. 그 이상 잡으면 판매도 안 해줘. 조개 행망도 아침 5시에 나가서 저녁 6시면 들어와야 해. 안 들어오면 바로 초소에서 불러들여.
TAC는 필요하나 믿을 수는 없다는 그의 대답은, 7년 전 보고서가 들려준 어업인의 불신과 무척 닮아 있었다.시민은 볼 수 없는 수산자원평가 자료
나는 대전에서 박두현 오션아웃컴즈 선임 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2025년 <한국수산과학회지>에 실린 <한국과 주요 선진 어업관리국의 TAC제도 운영에 관한 비교연구>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박 매니저는 공개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먼저 짚었다.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정보들이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연근해 어업과 자원에 대한 국내외 NGO들의 독립적이고 재현 가능한 지속가능성 평가와 검증이 크게 제약됩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자료 공개 수준도 지적했다.
국내외 학술기구, 국제수산기구 및 NGO의 평가에서도 한국 어업관리의 성과와 자료 공개 수준은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가 TAC 산정 과정을 검토하려면, 적어도 세 종류의 문서가 공개되어야 한다. 첫째는 국립수산과학원(해수부 소속) 자원평가 그룹이 작성하는 자원평가 보고서이다. 보고서에는 어종별 자원량 평가 결과가 담겨 있다. 둘째는 TAC 전문위원회(국립수산과학원 산하)가 ABC를 검토하는 과정을 기록한 회의록, 셋째는 중앙수산조정위원회(위원장은 해수부 차관이다)가 TAC 계획을 심의하면서 기록한 회의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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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3. 한국 TAC 결정 과정과 자료 공개 여부 |
| ⓒ 양성윤 |
해수부가 자원평가 자료를 비공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석근 제주대 교수는 "한국 정보기관에서 한일어업협정을 이유로" 수산분야 자료 공개가 막혀 있다고 밝혔다².
올해 9월 2일, 이를 확인하고자 나는 TAC 전문위원회에 제출된 어종별 자원평가 보고서 공개를 국립수산과학원(해수부 소속 기관)에 청구했다. 그리고 15일 뒤 비공개 통보를 받았다. 근거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2호,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였다.수산 선진국 사례: 캐나다, 일본
캐나다 수산해양부(DFO) 산하 과학자문사무국(CSAS)은 동료 심사를 거친 어종별 자원평가 연구문서와 과학자문보고서를 공개하는데, 여기에는 개체군 모델의 구조와 조사 자료의 출처, 자원량 추정치의 신뢰 구간까지 적혀 있다.
일본 수산청은 홈페이지에 어종별 자원관리 방식과 자원평가결과설명회 자료를 게시하고, 자원평가회의 자료는 참석자 명단까지 공개한다. 여기에는 한국 어선도 함께 잡는 삼치 일본해·동중국해계군의 회의록도 포함된다. 외교 관계를 이유로 한국이 공개하지 않는 종류의 자료다.
FIRA 홈페이지가 공개하는 TAC 자료는 TAC 법적 근거 두 줄, 대상 업종·어종 목록, 어종별 소진현황이 전부다. 그러면서도 FIRA는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됨"으로써 "새로운 지속가능어업 모델 개발에 기여"한다고 자평한다.
캐나다와 일본의 국익이 한국과 다른 것은 아니다. 두 나라는 자원평가를 공개하면서 지속가능어업을 추구하고 있다. 다만,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평가 검증절차를 갖춘 것이다.해수부가 여전히 약속하지 않는 것
해수부는 올해 2월 발표한 제4차 수산자원관리기본계획(2026~2030)에서 2030년까지 TAC 관리 대상을 연근해 생산량의 현행 50%에서 9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조사·평가체계의 객관성 부족으로 TAC 산정의 신뢰도 낮음", "기후변화 등 해양환경 변동 요인을 반영한 정밀 평가 체계 미흡"을 자인했다.
하지만 여전히 객관성 검증 주체에서 시민은 빠져 있다. 어업인이 보고한 어획 데이터를 검증하는 체계는 전자모니터링과 AI 영상 인식까지 동원해 연도별 추진 일정으로 짜여 있지만, TAC 산정 전반을 검증하는 방안은 "외부 검증을 통해 평가의 신뢰성을 제고"한다는 한 문장뿐이다.
자원평가 보고서 및 관련 회의록 공개 의무를 법에 명시하겠다는 언급도 없다. 게다가 계획서가 약속한 TAC 정보 대시보드 역시 공유 대상을 행정·지자체·어업인으로 한정했을 뿐, 시민과 연구자는 명시하지 않았다.
2023년 국회입법조사처는, 자원 평가 결과와 방법을 어업인에게 투명히 공개하도록 '수산자원관리법' 제10조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없다.
올해 6월 제정된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은 불법·비보고 어업 근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업인에게는 어획을 빠짐없이 보고할 의무가 강화됐지만, 그 데이터로 정부가 내린 판단을 공개할 의무는 여기서도 찾을 수 없다. 오직 어업인에게만 데이터 투명성의 책임이 부과된 것이다.
박 매니저는 해수부를 향해 묻는다.
수산자원 역시 공유 자원인데, 공유 자원의 주인인 국민에게도 정보 접근을 제한한다는 점이 가장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제한의 근거가 충분한가요? 외부 전문가, 시민사회, 소비자 단체와 논의가 있었나요? 수년간 자원 회복을 위해 국가 예산을 투입했는데, 그 성과, 즉 자원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는데도 국회가 계속 예산을 승인하고 있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국민의 편익을 최대한으로 증대하는 것, 내가 정의 내린 '진정한 국익'이다. 그것은 시민의 집단 지성과 정부의 방대한 데이터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성취될 수 있다. 정보공개법이 공공기관에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노력할 의무를 지우고(제3조),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 정보는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제7조) 규정한 것도 같은 취지다.
2024년 캐나다 수산해양부(DFO)가 북방대구 조업 재개를 발표하자, 현지 언론은 "DFO가 도박을 하고 있다"는 과학자의 비판을 기사에 실었다. 비판의 근거는 같은 해 3월, CSAS가 공개한 북방대구 자원평가 보고서였다. 이들의 논쟁은 캐나다의 지속가능한 대구 어업을 판가름할 시금석이다.
한국에도 정부 데이터를 시민이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있다. 코로나19 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적 마스크 판매처·재고 데이터를 개방하자, 시민 개발자들이 알림 서비스를 만들어 전 국민의 마스크 구입을 도왔다. 공개된 정부 데이터가 시민의 손을 거쳐 정책의 빈틈을 메운 것이다.
수산자원평가 데이터라고 상황이 다를 이유는 없다. 시민 연구자는 공개된 모델과 가정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결과 재현성을 확인할 수 있다. 어업인은 현장과 숫자의 간극을 짚을 수 있고, 시민 단체는 제도의 성과를 묻고 개선점을 제안할 수 있다.
지속가능어업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다. 그 미래는 나의 사랑스러운 조카들, 도겸·도윤·찬희·은율의 것이다. 나는 2056년을 상상해 본다. 도겸이는 자식을 둔 어엿한 40대 아버지가 되었다. 도겸이네 가족이 횟집에 가면, 적어도 지금 내가 먹는 만큼의 한국 수산물을 먹을 수 있을까?
나의 마지막 질문에 어부 김세종씨가 답했다.
뭐든지 못 먹는다고 봐요. 그럴 수밖에 없어.
씁쓸한 웃음이 우리의 얼굴에 얼핏 서렸다.
주
¹ 다만 공단이 2025년 언론에 밝힌 같은 어기의 소진율은 각각 71.2%, 48.5%로 이보다 낮다(https://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3686).
² 정석근, <정석근 교수의 되짚어보는 수산학>, (주)베토현대해양, 2024년, 171쪽
덧붙이는 글 | 기획 공동진행: (사)세상과함께,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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