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지연은 정부 탓” 한화에어로 주장 또 기각…법원 “회사 책임”

정재홍 2026. 10. 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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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6월 1일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폭발 사고 현장을 방문하여 사고 원인 조사에 대한 지시를 관계자에게 내리고 있다. 중앙포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19년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이후 내려진 작업중지 명령 때문에 납품이 늦어졌다며 책임을 정부에 돌렸지만, 항소심 법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폭발사고와 작업중지, 납품 지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회사가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지급해야 할 지체상금은 120억2000여만원에서 94억1000여만원으로 줄였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2민사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ADD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ADD가 한화에어로에 26억1276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한화에어로의 지체상금 부담은 기존 120억2000여만원에서 94억1000여만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2019년 2월 14일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다. 당시 노동자 3명이 숨졌고, 사고 이후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작업중지는 이후 순차적으로 해제돼 약 6개월 뒤인 같은 해 8월 14일 전면 해제됐다.

특히 이 사고는 2018년 5월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지 불과 9개월 만에 다시 발생한 사고였다.

한화에어로는 작업중지로 인해 ADD 납품이 지연됐다며 지체상금 120억2000여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이를 돌려달라며 2024년 3월 ADD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을 냈다.

한화에어로는 소송에서 당시 작업중지 명령이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비례 원칙에도 어긋나는 위법한 처분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납품 지연은 회사 책임이 아니라 불가항력 또는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정부의 책임이라며, 계약상 ‘정부의 시책 및 책임에 따른 지연·중단’에 해당해 지체상금을 면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화에어로가 근로자들의 설비 개선 건의를 묵살하는 등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점, 2018년 폭발사고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한 점 등을 근거로 회사 측 책임을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고는 원고가 산업재해 예방 조치를 다 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며 “작업중지는 정부의 시책으로 인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고, 작업중지에 원고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작업중지 범위가 과도했고 해제 역시 부당하게 늦어졌다는 한화에어로의 주장도 1·2심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지체상금 120억2000만원을 모두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체상금은 1심에서 약 96억2000만원으로 줄었고, 항소심에서는 다시 94억1000여만원으로 감액됐다.

한화에어로와 ADD는 모두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한편 이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에서는 또다시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월 대전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가 특별감독을 벌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총 473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대전경찰청은 현재 안전관리 지휘체계에 있던 임직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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