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래 ‘원전·알래스카’ 아니었다…2000억불 대미투자 석달새 급변

2000억 달러가 투입되는 대미투자 아이템 3개중 2개가 3개월 사이 급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대미 투자 목록에 없었던 원전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이 막판에 포함됐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각각 출석해 대미 투자 계획을 비공개로 보고했다. 당시 정부는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확정했다. 또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포함한 ‘원전 프레임워크’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도 2, 3호 프로젝트로 검토한다고 했다.
그러나 6일 국회 산자위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부의 관련 문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원전 건설(2호)과 알래스카 LNG 개발(3호) 등 2개 사업은 원래 대미투자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부 내부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3월 18일 ‘한미 전략적 투자 사업 예비검토단’을 구성한 뒤 4월 12일 1호 프로젝트(텍사스 화력 발전소)의 투자 타당성 분석을 위한 외부자문 용역을 발주했다.
이어 5월 28일엔 ‘한미 전략적 투자(3건) 프로젝트 투자 타당성 검토 및 협상 지원’ 용역 계약을 의뢰했고, 6월 16일 수행기관이 선정되자 ▶일상감사 요청 ▶감사의견 회신 ▶계약 체결 안내 등 모든 행정 절차를 하루 만에 완료했다. 국회 보고 3개월 전 기존 사업들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시작한 것인데, 이들이 용역을 맡긴 3개 사업 중 텍사스 화력 발전소 사업을 제외한 비공개 사업 2개는 대미투자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비공개로 사업성 분석을 진행 중이던 기존 2·3호 사업이 불과 3개월 만에 원전·알래스카 LNG 사업으로 뒤바뀐 것이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투자 대상이 변동된 것이 아니다”라며 “사업성을 분석하는 용역을 줬다고 해서 대미투자 사업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미 간 대미투자 사업으로 여러 프로젝트가 논의됐고, 용역을 맡긴 기존 2개 사업도 그 일환이란 취지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두 사업은 현재로서는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전과 알래스카 LNG 사업은 추후 법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검토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수진 의원은 “통상절차법(제10조 제2항)에 따라 통상협상 중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경우 정부는 지체 없이 국회 소관 상임위에 보고해야 한다”며 “산업부는 경제성 분석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막판에 포함시키는 등 중대한 변경이 있었음에도 국회에 일절 보고하지 않았고, 비공개였던 2개 사업을 추진했다가 불발된 것도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타당성·경제성 평가도 거치지 않은 사업을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투자 프로젝트에 포함한 것은 명백한 통상 부실이며 국정농단성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텍사스 화력발전소를 제외한 두 가지 사업은 아직 투자 확정 단계가 아니라서 국회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원전과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이 후속 프로젝트로 확정되면 국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류효림 기자 ryu.hyo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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