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계 핵이빨’ 탕징 상대한 김혜미 “내 살 뜯어라. 그럼 이기니까”

김효경 2026. 10. 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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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국가대표 김혜미. 사진 대한체육회

상대 선수를 깨물어 이번 아시안게임 최고 반칙왕으로 떠오른 탕징(중국). 유도 대표팀 맏언니 김혜미(31·광주교통공사)는 “차라리 나를 깨물었으면”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나고야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종목에서는 보기 드문 반칙이 나왔다. 탕징이 여자 70㎏급 8강에서 일본 마에다 린의 왼쪽 팔을 깨문 것. 마에다가 굳히기에 들어가자 탕징은 이를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다가 손목 부근을 물었다. 마에다는 곧바로 굳히기를 풀고 일어나 고통을 호소하면서 심판에게 팔을 보여줬다.

마에다의 팔엔 이빨 자국이 선명했다. 심판진은 이를 확인한 뒤 탕징에게 실격패를 선언했다. 마에다는 준결승과 결승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탕징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고 퇴장한 뒤 패자부활전에도 나서지 않았다.

탕징은 이틀 뒤 열린 한국과 중국의 단체전에 출전했다. 김혜미를 만나 어려운 경기를 펼치던 탕징은 연장 21초 안오금뛰기로 한판승을 따냈다. 다행히 한국은 4-1 승리를 거뒀으나 카자흐스탄에 3-4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경기 중 상대 팔을 물어 반칙패를 당한 중국 유도 국가대표 탕징. 사진 국제유도연맹

대표팀은 동메달결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4로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첫 주자인 남자 73㎏급 이은결이 샤크람 아도프에게 패한 뒤, 김혜미가 연장 끝에 쉬리니온 율도쇼바와 접전을 벌였으나 세 번째 지도를 받고 패했다.

90㎏급 김종훈(양평군청)은 아르슬론벡 토지에프를 상대로 발뒤축걸기를 성공시켜 절반승을 거뒀다. 이어 여자 70㎏급 이현지가 허리후리기 절반을 따낸 뒤 결누르기로 절반을 더한 한판승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최중량급에 나선 김민종은 자신보다 체격이 큰 무자파르벡 투로보예프에게 한판패를 당했다. 이어 허미미가 슈쿠리온 아미노바와 연장 승부 끝에 절반패를 당하면서 경기가 끝났다.

경기 뒤 만난 김혜미는 “단체전만큼은 너무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선수들도 이번엔 1등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카자흐스탄전 때는 나가서 이겼는데…(팀이 졌다) 그래도 정말 열심히 준비한 걸 국민들이 알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내내 한국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판정에서 불리한 상황을 자주 마주했다. 김혜미는 상대 선수가 스스로 넘어졌음에도 지도를 받았다. 허미미 역시 심판의 ‘그쳐’를 들었으나 상대 기술에 당했다. 김혜미는 “모든 심판이 모여서 확인했을 때도 유지된거니까 억울하다고 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우리가 좀 더 공격적으로 하지 못했다. 우리 잘못이다. 지도는… 심판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혜미는 31세에 처음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그만큼 그의 각오와 투지는 금메달감이었다. 탕징을 상대한 김혜미는 “‘나도 물어라, 물어 봐라’라고 생각했다. 내가 물리면 우리 팀이 이기는 거 아닌가. ‘내 살을 다 뜯어져도 좋으니까’란 생각으로 나섰다”고 했다.

아쉬움 속에 대회를 마친 김혜미는 “내가 다독였어야 하는데 오히려 동생들이 저를 위로했다. 마지막 경기도 미미가 져서 우리가 진 게 아니라, 나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 미미 탓이 아니다”라며 끝까지 맏언니답게 동생들을 챙기는 그의 눈시울은 붉었다.

나고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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