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또 무너뜨렸다…남자 축구, 日 꺾고 AG 4연속 금메달

박린 2026. 10. 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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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 승리 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던 중 대회 득점왕과 도움왕을 차지한 엄지성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숙적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사상 첫 4연패라는 대기록을 썼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개최국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한국축구는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3년 항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회 연속도 최초인데 그 기록을 4회로 늘렸다. 특히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3연속 성사된 한일전 결승전에서 또또또 이겼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 한국 엄지성이 선제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 16분 엄지성(24·스완지시티)이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다. 양민혁(베스테를로)이 오른쪽 측면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을 따낸 뒤 집념의 크로스를 올렸다. 일본 골키퍼가 펀칭한 공을 잡은 엄지성이 절묘하게 공을 한번 접은 뒤 넘어지면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와일드카드(24세 초과선수) 엄지성은 이번 대회 득점(4골)과 도움(4개) 모두 1위에 오르면서 우승에 앞장섰다. 축구팬들은 엄지성의 활약에 ‘엄카 찬스’라는 재치있는 표현을 썼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엄지성과 양현준(셀틱), 이기혁(강원)은 물론 유럽파를 총동원했다. 반면 일본은 2년 뒤 LA올림픽을 겨냥해 두 살 어린 21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꾸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팀이다. 엄지성과 배준호, 김지수(브렌트포드), 양현준(셀틱) 등 20명이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게 되면서, 유럽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가거나 진출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 승리 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이민성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표팀을 이끈 이민성 감독은 선수 시절이던 1997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예선 일본 원정에서 2-1 역전골을 터트려 ‘도쿄대첩’을 이끌었다. 고 송재익 캐스터가 “후지산이 무너집니다”라고 외친 그 경기다.

준비기간은 물론 대회 내내 전술 비판을 받았던 이 감독은 개천절에 ‘나고야 대첩’의 승장이 됐다. 이번 대회까지만 지휘봉을 잡기로 한 이 감독은 임무를 완수하고 떠나게 됐고, 2년 앞으로 다가온 LA올림픽 본선을 준비하는 팀은 김은중 감독이 이끈다.

한국축구 양민혁이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4강전에서 한국은 중국을 2-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고, 일본은 우즈베키스탄을 연장 승부차기 끝에 이기고 올라왔다. 이날 원톱 공격수 이영준(그라스호퍼)과 2선 공격수 엄지성, 배준호(스토크시티), 양민혁이 선발로 나섰다. 4강전엔 발 염증으로 결장했던 주장 이기혁이 복귀해 이승원(강원)과 중원에 포진했다.

전반에 두 팀 다 조심스러운 경기를 운영을 펼쳤다. 전반 6분 엄지성 선수의 골문 위로 넘어갔다. 3분 뒤 일본 코너킥 후 헤딩슛이 빗나갔다. 전반 24분 나이지리아 아버지를 둔 공격수 은와디케 우체 BS(올보르)가 이기혁과 볼 경합 과정에서 오른 무릎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갔고, 윙어 후쿠나가 유야가 들어갔다.

한국은 롱킥에만 의존하며 세컨볼을 따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11분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이기혁이 나오고 황도윤(서울)이 들어갔다. 후반 16분 양민혁과 엄지성이 집념의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이민성 감독은 후반 21분 양민혁을 빼고 강상윤(전북)을 투입해 밸런스를 맞췄다. 후반 34분 일본 삼자패스에 이은 이시이의 감아차기슛이 골포스트를 강타하면서 한국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선제골을 넣은 엄지성은 윙백처럼 내려와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한국은 일본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면서 한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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