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 대통령 북한엔 침묵, 우크라엔 분노…선택적 분노 거둬야”

한명오 2026. 10. 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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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의 국내 입국을 일방적으로 알린 우크라이나 정부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연일 강경 대응을 예고하자, 보수 야권은 "이 대통령의 '선택적 분노'에 국민은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일제히 맹공을 퍼부었다.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합의를 어겼다면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두 차례 공개 비판하며 국가 간 갈등으로 키우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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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제3차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의 국내 입국을 일방적으로 알린 우크라이나 정부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연일 강경 대응을 예고하자, 보수 야권은 “이 대통령의 ‘선택적 분노’에 국민은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일제히 맹공을 퍼부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을 내고 “북한 앞에서는 굴종하며 침묵하고, 우방국 앞에서는 호통을 치는 이 대통령의 분노에는 도대체 어떤 기준이 있는 것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박 수석대변인은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당시 정부의 미온적 태도와 이번 외교적 반발을 정면으로 비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에 협력한 우크라이나를 향해 ‘공개 사과하라’, ‘묵과할 수 없다’, ‘추가 조치를 하겠다’며 직접 격앙된 언사를 쏟아냈다”면서 “그런데 DMZ에서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 지뢰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때는 어땠나. 그 흔한 사과 요구나 단호한 경고 한마디 내놓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발언하는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뉴시스

이어 국가 정상이 소셜미디어상에서 타국과 감정적 설전을 주고받는 행태가 외교적 자해에 가깝다고 규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분노해야 할 때 입을 닫고, 절제해야 할 때 폭발하는 것이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외교’의 실체인가”라며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이 개인의 감정을 앞세워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직접 상대국을 몰아붙이며 정상 간 공개 설전을 벌이는 것은 외교가 아니라 ‘국익 자해’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감정 섞인 공개 공방으로 판을 키워 대한민국이 얻을 것은 무엇인가”라며 “외교 갈등을 해결해야 할 대통령이 외교 갈등의 중심에 서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개인의 분노가 국가의 외교를 집어삼키는 순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는 외교 수단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외교 리스크일 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선택적 분노를 거두시라”고 직격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생포 북한군 병사들의 모습. 젤렌스키 엑스 캡처

개혁신당 역시 대통령의 감정적 확전이 국익을 해치고 있다고 가세했다.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합의를 어겼다면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두 차례 공개 비판하며 국가 간 갈등으로 키우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이 대통령의 분노가 유독 선택적이라는 것”이라며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에 우리 장병 세 명이 크게 다쳤을 때 대통령에게서 나온 말은 ‘철저한 조사’였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격분하면서 북한 지뢰에 우리 장병들이 쓰러졌을 때는 왜 그 분노를 볼 수 없었나”라며 “이 대통령께 묻는다. 대통령의 분노를 결정하는 것은 국익인가, 진영의 여론인가, 개인의 감정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리만 인근의 한 비공개 최전선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장병들과 회의를 갖고 있다. AFP 연합뉴스

논란의 발단은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의 발언을 겨냥한 이 대통령의 글이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입장을 전한 외신 보도를 올리며 “북한 포로 송환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로 비공개에 합의했으나 우크라이나가 이를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대한 예의를 갖춰 아쉽다고 했더니 합의 사실이 없다고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합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더니 도리어 남북 간 군사충돌 임박 운운하며 한반도 전쟁 발발을 기도하는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공개적인 사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외교적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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