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회장 없고 감독은 임시직, 도와줄 사람이 없다” 울먹

“도와줄 사람이 없다.”
한국축구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30·FC포르투)이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을 0-0으로 마친 뒤 울먹이며 털어 놓은 말이다. 한국축구는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에 1-4로 대패한 데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이자 월드컵 무대를 한번도 밟지 못한 베네수엘라와도 비겼다.
앞서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벤치에서 축구화를 바닥에 내던지며 분노를 표출한 뒤 “수비수들이 불쌍하다. 머리 처박고 뛰어야 한다”면서 팀이 하나로 싸워야한다고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1996년생 동갑내기인 황인범은 믹스트존에서 깊은 무력감을 드러냈다.

황인범은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면서 “대표팀 9년 차 정도 됐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축구를 비롯한 여러 가지 부분에서 변화돼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축구가 좋게 잘 발전됐으면 좋겠는데, 그런 부분들이 안 되는 것 같아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래서 힘들다”고 토로했다.
‘선수들의 힘만으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렵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황인범은 “일단 도움을 주실 분이 안 계신다. 회장님도 지금 안 계신 상황이고, 감독님도 임시 감독님으로 오셨다 보니 어떻게 될지 미래를 모르는 상황이다. 선수들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누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많다. 문제점들이 분명히 보이는 상황이 많은데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고, 나설 사람도 없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어두운 표정의 황인범은 “운동장 안에서야 당연한 부분이지만 답을 못 찾았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또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겠지만 답답한 게 사실인 것 같다”며 울먹였다.

김민재의 발언에 대해서는 “당연한 이야기다. 감독님도 이번 경기를 앞두고 그런 말씀을 하셨다”며 “뒤에서 수비수들이 정말 잘해준 게 맞는 만큼, 민재 입장에서 아주 답답했을 것 같다. 저를 포함해 앞쪽에 있는 선수들이 조금 더 분발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공감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부상은 아니었지만 몸에 조금 불편함이 있었다. 운동량이 없다 보니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근육은 잘 버텨줘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울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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