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시선보다 내 행복에 집중"…中 MZ가 사는 법[중국.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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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하고 복잡한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방면의 재밌는 이야기를 파헤쳐 알짜배기만 쏙쏙 '압축 해제'해 드리는 연재 기획입니다.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저 소박하게 사는'(純過日子)라는 키워드가 뜨거운 공감을 받았다.
중국 지난일보는 지난달 30일 이 같은 현상을 집중 조명하며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닌 내면의 평화를 찾기 위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의 사고방식 전환이 가져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엔트그룹(EntGroup)에 따르면 작년 SNS 플랫폼 내 '맛있는 음식' 관련 콘텐츠의 양은 전년 대비 1072%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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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물건 팔고, 대여 서비스 이용
"사재기 대신 필요한 만큼만 소비"
편집자주
거대하고 복잡한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방면의 재밌는 이야기를 파헤쳐 알짜배기만 쏙쏙 '압축 해제'해 드리는 연재 기획입니다.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저 소박하게 사는'(純過日子)라는 키워드가 뜨거운 공감을 받았다. 많은 누리꾼은 이를 두고 '내 삶을 정확하게 요약한 표현'이라고 입 모았다. 선물을 고르는 기준부터 옷장 간소화, 배달 음식 대신 직접 식사를 준비하는 등 삶의 여러 방면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티는 대신, 잘 먹고 잘 쉬는 등 일상 자체에 에너지를 쏟는 방식이다.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높은 청년 실업률과 불확실한 경제 전망 속에서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등이 어려워진 경제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승진, 성공, 부자 되기 등의 거창한 목표를 좇기보다 당장 눈 앞에 펼쳐진 현재에 삶에 집중하는 것이다. 정성스러운 식사, 여유로운 산책, 소소한 취미, 가족 및 반려견과 즐거운 시간 보내기 등이 더 현실적이고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들의 움직임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는 몇 년 전부터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한 '탕핑'(누워서 아무것도 안 하기), '바이란'(될 대로 되라) 등 표현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중국 지난일보는 지난달 30일 이 같은 현상을 집중 조명하며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닌 내면의 평화를 찾기 위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의 사고방식 전환이 가져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보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일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설명이다.
형식적 의미보다 실용성 따지는 MZ세대
이들은 브랜드 가치, 디자인, 기념일의 형식적인 의미보다 실용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징동닷컴(JD.com)소비자산업개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82.4%가 선물을 고를 때 '실용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실제 SNS만 봐도 '실용적인 선물' 관련 키워드의 검색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세탁세제, 휴대폰 요금 충전 쿠폰, 속옷, 동영상 플랫폼 구독권, 소형가전 등 생필품과 소모품이 생일 선물 목록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직장인 양씨는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세탁세제와 화장지 1년 치, 헤어드라이어와 세안제를 받았는데 실용적이면서 오랫동안 쓸 수 있어 매우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역시 "생일 선물로 고양이 사료를 받았는데 같은 날 다른 친구에게 받은 꽃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좋다"고 했다. 20대 학생인 한 블로거는 "친구가 생일선물로 휴대폰 요금 충전권 300위안(약 6만원)을 줬는데 정말 만족했다"고 했다.
불필요한 물품 정리, 소비 줄이는 것 인기

'옷장 비우기' 유행도 서서히 번지는 추세다. 새 옷을 구매하는 대신 기존 옷을 최대한 활용해 코디하는 법이나 옷걸이 정리 노하우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SNS에서는 '옷장 비우기', '작은 옷장 추천', '캡슐 옷장' 등의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으며, 새 옷을 하나 사면 안 입는 옷 하나를 처분하는 규칙 등도 활발히 공유된다.
푸젠성에 사는 40대 후이씨는 "옷을 적게 사면서 옷을 고르는 피곤한 과정이 줄어 삶이 한결 편안해졌다"면서 "옷을 사던 돈을 줄여 여행이나 공부, 도서 구입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젊은 세대에게 옷은 더 이상 브랜드 가치를 드러내는 과시용이 아니며, 옷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가면서 과소비와 불안감을 줄이는 삶의 방식이라고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불필요한 물품을 정리하고 소비를 줄이려는 중고 거래, 렌털 소비와 궤를 함께한다.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은 판매하고, 며칠 빌려 쓰는 방식으로 만족을 얻는 것이다.
배달 요리 대신 직접 요리…건강 챙기는 이들 늘어나

간편하게 시켜 먹던 배달 음식 대신 주말에 일주일 치 먹을거리를 미리 준비하거나 도시락을 싸는 행위도 같은 맥락이다. 비싼 레스토랑이나, SNS 맛집 투어가 아닌, 건강한 한 끼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의 소비자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8%가 집에서 요리하는 이유로 "더 건강하게 먹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SNS상에서는 '주말 2시간에 일주일 치 다이어트 식단 준비하기' '직장인을 위한 식사 준비 꿀팁' 등의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 광시성 난닝에 사는 완 씨는 "직접 장보고 양념도 만들어 요리하니 더 합리적"이라면서 "배달 음식을 고를 필요도 없고 기름지거나 짠 음식이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한 식사할 수 있어 만족"이라고 말했다.
중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엔트그룹(EntGroup)에 따르면 작년 SNS 플랫폼 내 '맛있는 음식' 관련 콘텐츠의 양은 전년 대비 1072% 급증했다. 채소를 씻고 다듬고 볶는 과정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스마트폰과 직장 스트레스를 내려놓는 기회로 재해석되는 분위기다. 집밥을 준비하고 그 과정을 기록하는 것 자체가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됐다.
아울러 한때 유행했던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할인'과 같은 상술이나 할인 쿠폰을 얻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행위도 점차 사라지는 분위기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대규모 할인 기간에 사재기했다가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는 낭비를 경험한 후, 프로모션에 휘둘리지 않으며,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는 태도로 바뀌고 있다. 매체는 "소비자들은 이제 최소 구매 조건에 맞추기 위해 불필요한 물건을 쉽게 사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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