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은 몰라요”…녹취 놓고 특검·변호인 항소심 막판 공방

서지영 2026. 10. 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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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특별검사(특검)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김씨에게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중기 특검팀은 오 시장에게 1심 때와 같은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했다.

특검은 오 시장이 정치활동과 밀접한 여론조사 비용을 적법한 절차 없이 제3자에게 지급하게 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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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2심서도 징역 1년6개월·추징금 3300만원 구형
새로 제출된 김한정·명태균 통화 녹음 놓고 해석 엇갈려
오세훈 최후진술서 “송구…진실은 반드시 승리” 울먹이기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8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특별검사(특검)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항소심에서 새롭게 제출된 통화 녹취록을 두고 양측이 막판까지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며 공방을 벌였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2일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업가 김한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김씨에게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1시41분 남색 정장에 노란색 넥타이를 맨 채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결심을 앞두고 한 말씀 부탁드린다’는 취재진 질문에 “진실은 언제나 밝혀진다. 지켜봐 달라”고 짧게 답했다. ‘명씨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재판정으로 향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오 시장에게 1심 때와 같은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했다. 강 전 부시장과 김씨에게도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오 시장이 정치활동과 밀접한 여론조사 비용을 적법한 절차 없이 제3자에게 지급하게 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강 전 부시장에 대해서는 당시 선거운동 전반을 관리하는 핵심 지위에서 범행 실행을 위한 의사소통을 담당했다고 봤다. 김씨에 대해서는 오 시장 측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대신 지급해 정치 과정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지난 8월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법정에서 막판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항소심에서 새롭게 제출된 김씨와 명씨의 2021년 3월 통화 녹음이었다.

특검은 제출된 6건의 녹음이 모두 여론조사와 대부분의 비용 지급이 이뤄진 이후의 통화여서 최초 의뢰·대납 경위를 직접 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씨가 보유한 명씨와의 녹음이 모두 35개인데 일부만 제출됐다며 피고인 측에 유리한 자료를 선별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녹취 내용에 대한 해석도 달랐다. 특검은 2021년 3월6일 통화 내용도 공소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강 전 부시장이 김씨에게 명씨를 소개하면서 오 시장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잘 만들어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오 시장 측은 같은 녹취를 정반대로 해석했다. 변호인단은 수사나 재판을 예상하지 않은 2021년 당시 당사자들이 나눈 대화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소사실을 정면으로 배척하는 반대 증거”라고 맞섰다.

특히 3월6일 통화에서 김씨가 “오세훈이 알겠지”라는 취지로 말하자 명씨는 “그 사람 모릅니다”, “알릴 필요도 없어”라고 답했다. 김씨가 “거기서 원해서 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가지고”라고 말한 대목도 제시됐다. 오 시장 측은 이를 김씨가 스스로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오 시장은 이를 알지 못했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비용을 둘러싼 대화도 근거로 들었다. 명씨가 김씨에게 “오 시장에 관계없이 형님이 그래 도와주고”라는 취지로 말한 데 이어 “나는 오세훈이한테 10원 하나 달라는 말을 안 합니다”라고 한 대목이다. 변호인단은 오 시장이 김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한 관계였다면 이 같은 대화가 오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명씨는 지난달 30일 재판부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이 같은 해석을 반박했다. “오세훈은 모른다”는 취지의 발언은 여론조사 자체를 몰랐다는 뜻이 아니라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전략을 오 시장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미였다는 것이다. 오 시장 측은 이날 “대화 내용이 그렇게 어려운 말이 아니다”라며 명씨의 사후 설명이 당시 대화 맥락과 맞지 않는다고 재차 반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최희령 기자
오 시장은 최후진술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특검이 제가 의뢰했다고 주장하는 여론조사를 사전에 논의한 적도, 결과를 받아 선거에 활용한 적도 단연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캠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 지급하도록 한 것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명태균에게 이상한 느낌을 받았을 때 즉시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하고 계속 접근할 여지를 둔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대목에서 오 시장은 잠시 말을 멈추고 울먹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저는 제 자리를 잃는 게 두렵지 않다”며 “서울시의 번영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위해 제게 부여된 소명이 왜곡된 사실과 조작된 정황 때문에 멈춰 서는 것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고 믿는다”며 최후진술을 마쳤다.

재판이 끝난 뒤 오 시장이 법원을 나서자 기다리던 일부 지지자들은 “시장님은 무죄다”, “응원한다”고 외쳤다.

1심 재판부는 여론조사 5건을 오 시장이 의뢰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 2100만원을 대신 낸 것도 불법 정치자금으로 인정해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강 전 부시장과 김씨에게는 각각 벌금 300만원과 5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23일 열린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최희령 기자 b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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