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에 찬밥 도시락... 악조건 속 금메달 3개 딴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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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랴세 나고야!" 나고야 사투리로 '어서오세요, 나고야!'라는 뜻입니다. 1988년 올림픽 개최를 두고 서울과 경쟁했던 나고야가 38년 만에 아시아의 축제를 맞이합니다.
9월 2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열린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종목에는 모두 29개의 금메달이 걸렸고, 한국은 이 가운데 3개를 따냈다.
나고야 시내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이 걸리는 이곳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려워 관중 셔틀버스를 이용해야만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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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랴세 나고야!" 나고야 사투리로 '어서오세요, 나고야!'라는 뜻입니다. 1988년 올림픽 개최를 두고 서울과 경쟁했던 나고야가 38년 만에 아시아의 축제를 맞이합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현장, 그리고 선수들이 담아내는 감동의 이야기를 정갈하게 담겠습니다. <기자말>
[박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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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종목이 열렸던 아이치현종합사격장의 결선 사격장 모습. |
| ⓒ 박장식 |
그러나 주요 경기가 열린 사격경기장으로 가는 길은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경기장은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곳을 지나야 하지만, 통신이 끊길 정도로 외진 곳에 자리해 경기장을 찾는 데 불편이 있었다.
아이치현종합사격장의 현지 사정은 좋지 않았다. 식당은커녕, 전자레인지조차 이용하기 어려워 선수들이 차디찬 도시락과 빵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주차장마저 부족해 대표팀 관계자들이 15분 가까이 산길을 걸어내려가 주차된 차를 타야 할 정도다. 그럼에도 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순항할 수 있었던 데는 대한사격연맹의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지원이 있었다.
상상 이상으로 불편한 사격경기장
아시안게임의 사격 경기가 열리는 일본 아이치현 토요타시의 아이치현종합사격장을 찾았다. 나고야 시내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이 걸리는 이곳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려워 관중 셔틀버스를 이용해야만 움직일 수 있다. 관중 셔틀버스마저도 나고야역을 기준으로 지하철을 30분 탄 뒤, 자기부상열차로 갈아타 15분을 더 이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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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치현종합사격장으로 가는 길. 아랫쪽 내비게이션 화면 속 경로가 구불구불하다. 접근성이 좋지 않은 데다, 통신마저 끊겨 오가는 데 어려움이 크다. |
| ⓒ 박장식 |
꼬박 한 시간 산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아이치현립사격장. 해발 669m에 위치한 이곳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위해 리모델링을 거쳤다. 시설 자체는 좁지만 현대식으로 단장되어 있고, 권총과 소총 경기는 물론 산탄총 경기 역시 국제 규격에 맞춰 치를 수 있다. 당초 운영되던 현립사격장의 부실했던 관중석 역시 새로 지은 것이 눈에 띈다.
공간이 좁다보니 따르는 문제도 적잖다. 관계자들을 위한 공간은 대부분 컨테이너나 천막 등을 활용했고, 식당을 대신해 마련된 푸드트럭도 1개 매장만, 그것도 식사를 위한 매장이라고 보기 어려운 닭꼬치구이 매장이 들어와 있다. 경기장 내외부 사정도 좋은 편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편의점과 주유소까지는 차량으로 최소 30분 이상 가야 한다. 갓 지은 따뜻한 밥은 언감생심에 가깝다.
가장 가까운 민박마저 차량으로 30분을 가야 한다. 토요타시 시가지에 호텔이 있어 선수단 역시 1시간 이상 차량을 타고 바깥으로 나갔다 와야 한다. 그마저도 선수단과 관계자들로 인해 차량은 언제나 만석인 데다, 멀미를 유발하는 길을 꼬불꼬불 오가야 한다.
실제로 조직위원회에서 선수단에게 제공한 도시락은 유통업체가 제작한 간단한 마트 도시락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로 기자가 전달받은 27일의 선수단 도시락은 차디찬 밥에 식은 닭튀김, 짠지가 전부였다. 그마저 전자레인지 등 음식을 데우는 조리기구가 없어 찬밥 식사를 감수해야 했다. 해외 선수단 가운데에서는 점심을 거르고 조직위가 제공한 빵만으로 점심을 버티는 선수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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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사격연맹을 비롯해 사격 대표팀 지원인력들은 매일 10분 가까이 산길을 걸어서 오르내리며 차량 지원에 나섰다. |
| ⓒ 박장식 |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대한민국 사격 선수단은 익숙한 밑반찬과 함께 식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대한사격연맹 임직원의 지원 덕분이었다. 선수단 냉장고를 한국 반찬으로 채우고, 매일 라면과 잡채를 따뜻하게 데워 먹곤 했다. 차량 출입이 불가능하고, 경기장에 식사 용구가 없었던 악조건 속에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당시 한국 선수단의 경기장 내 주차권이 없어 고민했던 대한사격연맹은 주차권을 발급받는 대신, 사격장 내 회차가 가능한 출입권을 발급받았다. 여러 대의 차량을 운영했던 사격연맹은 다른 국가 선수단으로 꽉 찬 버스로 인해 선수단에게 불편이 발생할 것을 염려, 미니버스를 대절해 한국 선수단만을 태우도록 했다. 선수들 역시 외부 접촉 없이 경기장까지 편안하게 향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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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작은 멀티쿠커 하나 덕분에 따뜻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던 사격 대표팀 선수들. |
| ⓒ 대한사격연맹 제공 |
한국스포츠과학원의 멘탈 코칭 역시 빛났다. 경기를 앞두고, 경기 직후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에게 한국스포츠과학원의 연구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선수를 향한 심리 상담에 나서는 한편, 체계화된 조력을 제공하면서 선수단에게 특히 도움이 되었다. 선수들 역시 먼저 연구원에게 부탁해 허물 없이 어려움을 공유하곤 했다.
각계에서 전달된 격려금도 선수단을 위해 사용됐다. 선수들은 매일 숙소 인근 한국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고기를 구워 먹기도 하고 익숙한 한국 음식으로 식사를 챙기며 경기 후 컨디션을 관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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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사격 2관왕에 오른 이건혁이 출국 이전 인천 옥련사격장에서 훈련하는 모습. 현지에 가까웠던 대한사격연맹의 지원 역시 이번 대회 성과를 가져왔다. |
| ⓒ 박장식 |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사격 대표팀은 금메달 3개를 따냈다. 추가은(임실군청)이 지난 9월 23일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사격 마지막 날인 지난 1일에는 이건혁·윤서영·송종호가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어 이건혁이 개인전 결선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대표팀은 은메달 5개와 동메달 4개도 기록하며 사격 종목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종합 4위에 올랐다. 악조건 속에서도 대한사격연맹 등 관계 기관의 지원 속에 어려움을 딛고 이룬 호성적이기에 의미가 크다.
2년 뒤 2028 LA 올림픽은 과제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발견한 추가은·이건혁 등의 새로운 인재와 오예진·양지인 등 이번 대회 성과를 보여준 선수들, 그리고 LA 올림픽에서 새로이 발굴될 선수들을 모아 최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대한사격연맹은 이미 현지 숙소를 확보하는 등 2년 뒤 올림픽 대비에도 돌입한 상황이다.
이제 한국 사격은 한 달 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2026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그리고 내년 대구광역시에서 개최될 2027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향한다. 특히 1년 뒤 열릴 대회는 대한민국 홈에서 열리는 대회이기에 선수단의 선전, 그리고 성공적인 대회 운영이라는 두 개의 무게추를 모두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당장 2일 귀국하는 사격 선수단은 제대로 휴식을 취할 여유도 없이 창원국제사격장에서 개최되는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한 뒤, 11월 1일 개최되는 도하 세계선수권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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