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에페’ 출격 임박…가격 넘어 경쟁력 입증할까

전재훈 2026. 10. 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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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의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선점한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만큼 가격과 임상 효과, 공급 안정성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주 1회 주사형 비만치료제의 4주분 공급가격은 시작 용량을 기준으로 위고비 0.25㎎이 약 21만원, 마운자로 2.5㎎이 약 27만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페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가격뿐 아니라 임상과 공급 측면에서도 기존 치료제와 구별되는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산 비만치료제의 선택지가 늘어나면 국내 시장의 가격과 처방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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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만약 양강 구도 속 연내 출시 목표
4주분 15만원 안팎 관측…국내 임상·자체 생산 차별화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에페’ 로고 디자인.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선점한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만큼 가격과 임상 효과, 공급 안정성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에페의 올해 하반기 품목허가와 연내 출시를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대상에 지정돼 현재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에페가 허가를 받으면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과 경쟁하는 국산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된다. 국내 주사형 비만치료제 시장은 현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주도하고 있다.

시장 진입 초기에는 가격이 주요 경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만치료제는 장기간 투여하는 경우가 많아 매달 발생하는 약값이 환자의 치료 선택과 지속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주 1회 주사형 비만치료제의 4주분 공급가격은 시작 용량을 기준으로 위고비 0.25㎎이 약 21만원, 마운자로 2.5㎎이 약 27만원 수준이다.

에페의 구체적인 공급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4주분 공급가격이 15만원 안팎에서 정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 개발·생산하는 이점을 활용해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가격이 15만원 안팎으로 책정되면 위고비보다 약 6만원, 마운자로보다 약 12만원 낮아진다. 장기간 치료받는 환자에게는 월별 가격 차이가 누적되는 만큼 에페의 초기 시장 진입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공급가격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제품이 공급되는 가격이다. 진료비와 처방·조제 비용 등이 더해지는 실제 환자 부담액은 의료기관과 약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미약품의 최종 가격 정책도 허가와 출시 시점에 확정될 전망이다.

에페의 진입이 기존 제품의 가격 경쟁을 촉발할지도 관심사다. 위고비는 지난해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일부 용량의 공급가격을 조정한 바 있다. 에페가 예상대로 낮은 가격에 출시되면 기존 제품도 가격이나 환자 지원 전략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가격만으로 시장 안착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비만치료제의 처방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 투여 편의성, 공급 안정성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국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해 한국인 환자에 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에페의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중간 결과에서 40주 투여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로 나타났다. 회사는 일부 환자에게서 최대 30%의 체중 감소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환자의 최대 감소 폭은 전체 환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 평균적인 효과를 의미하지 않는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임상시험도 환자 구성과 투여기간, 용량, 평가 방식이 달라 에페의 결과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허가 이후 실제 진료현장에서 축적되는 체중 감량 효과와 이상반응, 치료 지속률 등이 에페의 처방 경쟁력을 판단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체 생산은 공급 측면의 강점으로 꼽힌다. 에페는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해외에서 완제품을 들여오는 제품보다 국내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부족이 반복됐다. 환자가 치료 도중 제품을 구하지 못하면 투여를 지속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안정적인 생산·공급 능력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다.

한미약품은 에페의 허가와 출시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하고 국내 유통망을 활용해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다만 실제 공급 안정성은 출시 이후 생산 규모와 처방 증가 속도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적응증 확대도 장기적인 경쟁력을 결정할 변수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비만에 이어 당뇨병 등 대사질환으로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결국 에페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예상되는 가격 경쟁력을 실제 처방으로 연결하면서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와 국내 자체 생산이라는 강점이 위고비·마운자로가 구축한 양강 구도에서 후발주자의 한계를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에페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가격뿐 아니라 임상과 공급 측면에서도 기존 치료제와 구별되는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산 비만치료제의 선택지가 늘어나면 국내 시장의 가격과 처방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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