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흥미로운 나라, 실질적 교류부터 시작하자"

박종수 2026. 10. 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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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9월 30일 한·러수교로 물꼬를 튼 이후 2년 뒤인 1992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는 대미를 장식했다.

"'북·러 관계가 좋아져서 한·러 관계가 나빠졌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2022년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이 시작되자(기자주 : 국제사회와 유엔 등에서는 이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Invasion)'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대러 제재에 동참했다(기자주 :대한민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국제법 존중, 주권 침해 반대, 인도적 지원 및 UN 결의 동참'의 기조를 유지해 왔다). 러시아로서는 전통우방인 북한의 지원이 필요했다. 푸틴 대통령이 2024년 6월 평양을 방문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배경이다. 이는 두 주권국가가 국제법에 따라 독자적으로 합의한 관계조약이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두 나라는 스스로 결정한 방식으로 관계를 발전시킬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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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러수교 36년...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

[박종수 기자]

▲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
ⓒ 박종수
1990년 9월 30일 한·러수교로 물꼬를 튼 이후 2년 뒤인 1992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는 대미를 장식했다. 그러나 2022년 2월 24일 러우전쟁이 발발하면서 한·러관계는 추락했고, 러시아 정부는 한국을 포함해 자국에 제재를 가한 국가들을 2022년 3월에 공식적으로 '비우호국가' 명단에 올렸다.

경제적으로 교역망이 대폭 축소되고 송금망도 중단됐다. 직항로 폐쇄로 교통망마저 단절됐다. 이것이 한·러수교 36주년의 현주소다. 외교일선에서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주한 러시아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대사를 지난 9월 24일 만났다. 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 측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다.

-한국 부임 후 외교활동 소감은?
"매우 만족한다. 한국은 흥미로운 나라다. 문화가 발달하고 경제가 발전했다. 국민들이 근면하고 예의 바르다. 다만 현재의 한·러 관계를 '우호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언젠가 양국 관계가 우호적일 그 날을 고대한다. 그날이 너무 먼 미래가 아니길 바란다."

-36년의 한·러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우크라이나 사태 전과 후로 나뉜다. 2022년까지는 전체적으로 매우 긍정적이고 건설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경제·첨단기술·산업 분야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한국이) 서방과 함께 대러 제재에 동참함으로써 러시아의 비우호국에 포함됐다.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예상보다는 나은 편이다. 그것은 양국 국민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당히 깊은 호감과 친밀감 덕분이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러관계가 호전됐다고 보나.
"윤석열 정부 때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렇다고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양국 관계가 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대러 제재 대상 목록 확대를 중단한 점과 러시아에 대한 한국 정부 지도층의 수사와 표현이 부드러워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비교해 보면, 러시아에 대한 온도 차를 느낀다. 그렇지만 양국 관계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러 관계 정상화에 가장 큰 장애물은 뭐라고 생각하나.
"개별적인 외교관들의 행동과는 별개로 객관적인 현실이 존재한다. 한국이 서방과 함께 러시아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는 이를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은 평등과 상호 존중이다. 따라서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대러 제재와 서방의 압박에 의한 한국의 동조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물론 한국은 유럽처럼 러시아에 대한 혐오정서(루소포비아)가 없는 것으로 안다."

- 북·러 관계 밀착이 한·러 관계 악화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나.
"'북·러 관계가 좋아져서 한·러 관계가 나빠졌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2022년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이 시작되자(기자주 : 국제사회와 유엔 등에서는 이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Invasion)'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대러 제재에 동참했다(기자주 :대한민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국제법 존중, 주권 침해 반대, 인도적 지원 및 UN 결의 동참'의 기조를 유지해 왔다). 러시아로서는 전통우방인 북한의 지원이 필요했다. 푸틴 대통령이 2024년 6월 평양을 방문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배경이다. 이는 두 주권국가가 국제법에 따라 독자적으로 합의한 관계조약이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두 나라는 스스로 결정한 방식으로 관계를 발전시킬 권리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한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밝혔다. 한·러 관계 정상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치는?
"큰 정치적 합의보다 작은 실질적 교류부터 시작하자. 상호 존중의 대화를 유지하고 상대방의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것이다. 좀 더 구체화하면, 문화적·인도적·학술적 교류와 경제협력 사업 등이다. 다양한 교류와 실질적인 협력은 모두 서로를 향한 작은 걸음이다. 양국 국민들이 서로 편리하게 오갈 수 있기를 바란다. 직항 항공편이 다시 재개된다면, 그것이 양국 국민 간 교류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조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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