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다던 동남극도 위험하다"…해수면 3~4m 품은 윌크스 분지[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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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동남극에서도 서남극에 버금가는 빙상 붕괴 위험이 있다는 국제 연구진의 분석이 나왔다.
이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남극 빙상 중 하나인 윌크스 분지는 규모와 급격한 후퇴 가능성에서 서남극에 버금가지만 연구는 극히 일부에 그쳤다"며 "스웨이츠 빙하에서 쌓은 시추와 현장 관측 역량을 동남극으로 넓혀 해수면 상승 예측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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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 2028년부터 쿡 빙붕 해역 탐사 추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동남극에서도 서남극에 버금가는 빙상 붕괴 위험이 있다는 국제 연구진의 분석이 나왔다. 전부 녹으면 전 세계 해수면을 3~4m 끌어올릴 만큼 거대한 얼음을 품고 있지만 현장 관측이 부족해 언제, 얼마나 빠르게 무너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극지연구소는 이원상 책임연구원 등이 참여한 13개국 전문가 39명의 공동 분석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지구환경(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됐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이 주목한 곳은 동남극 조지 5세 랜드 일대의 '윌크스 빙저 분지(Wilkes Subglacial Basin)'다. 이곳은 빙상 아래 기반암이 해수면보다 낮고 내륙으로 갈수록 깊어지는 구조다. 바다와 맞닿은 빙하가 후퇴해 일정 지점을 넘으면 후퇴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는 '해양 빙상 불안정'이 발생하기 쉬운 지형이다.
실제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쿡 빙붕 서쪽 부분이 붕괴한 뒤 상류 빙하 말단의 이동 속도는 연간 650m에서 1200m 이상으로 약 두 배 빨라졌다. 1996년 이후 메르츠 빙하와 쿡 빙하 일부에서는 빙하가 바닥에서 떨어져 물에 뜨기 시작하는 경계인 '지반선'이 연간 약 400m씩 후퇴하고 있다.
150㎞ 안에 연구선도 못 갔다…2028년 한국 탐사
문제는 이런 변화가 앞으로 얼마나 빨라질지 판단할 관측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예측 모델들은 쿡 빙하의 지반선이 내륙 약 70㎞ 지점에 있는 기반암 고지대를 넘으면 급격한 후퇴가 일어날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지만 발생 시기와 규모에 대한 모델별 예측 차이가 크다.
두꺼운 해빙 탓에 지금까지 쿡 빙붕 150㎞ 이내로 연구선이 접근한 적조차 없어 기본적인 해저 수심 자료도 거의 확보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관측 공백이 윌크스 분지의 미래와 해수면 상승을 예측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빙붕 아래를 직접 탐사할 자율무인잠수정(AUV)을 비롯해 항공 레이더와 빙저 시추 등을 활용한 국제 공동 관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032~2033년 예정된 제5차 국제극지의 해(IPY-5)를 대규모 공동 관측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극지연도 직접 현장 탐사에 나선다. 이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에서 수행한 열수 시추와 현장 관측 경험을 바탕으로 2028~2029년과 2030~2031년 남극 하계 시즌에 쇄빙연구선을 이용해 쿡 빙붕 해역을 탐사할 계획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남극 빙상 중 하나인 윌크스 분지는 규모와 급격한 후퇴 가능성에서 서남극에 버금가지만 연구는 극히 일부에 그쳤다"며 "스웨이츠 빙하에서 쌓은 시추와 현장 관측 역량을 동남극으로 넓혀 해수면 상승 예측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서남극에 비해 동남극은 비교적 안정적인 곳으로 여겨져 왔지만 그 인식을 다시 살펴봐야 할 근거를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며 "제5차 국제극지의 해를 계기로 남극의 관측 공백을 메우는 국제 협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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