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무기징역 선고에…유족 “납득할 수 없는 판결, 가슴 또 찢어져”

법원이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을 두고 피해 고교생 이모 양의 유족은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하며 오열했다.
이 양의 유족과 법률대리인들은 30일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판부의 판결로 또 한 번 무너졌다”며 “부모의 가슴은 이 순간에도 찢어지고 있지만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장윤기에게 재판부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뉘우치지 않는 범죄자의 인권을 먼저 고려한 것이자 유족의 슬픔은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며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다면 가석방이 불가능한 무기징역을 법으로 제도화해 강력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 결코 이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거를 없애려고 했던 경찰의 행태에도 울분을 참을 수 없다”며 “사랑하는 딸과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의 법률대리인들은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검찰에 항소를 요청하기로 했다.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이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 등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장윤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면서도 “1997년 마지막 집행 이후 더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된다”며 “오랜 기간 사형 선고를 자제해 왔던 여러 동종 선례와의 비례 균형에도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법관들 역시 인간으로서 엄벌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널리 형성된 이 사건에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소임을 다하는 것이 아닌지 절실히 숙고했다”며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자와 그 유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자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는 방안이라는 것이 재판부 법관 모두의 일치된 견해”라고 밝혔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0시 10분쯤 전남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이 양을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고교 2학년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윤기의 공소사실에는 범행 이틀 전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을 스토킹·성폭행하고, 사회복무요원 시절 청소년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등 여러 성범죄 혐의도 포함됐다. 장윤기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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