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호르무즈 안 거치는 '20년 먹거리'…SK이노 E&S, 호주서 LNG 공급망 완성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유의 여신상을 눕혀놓은 것과 맞먹는 지름 90m의 원통형 저장 탱크가 시야를 압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LNG는 대형 저장탱크에 보관됐다가 운반선에 실려 수요처로 향한다. LNG 저장 탱크의 저장 용량은 약 20만㎥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약 18만㎥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에너지 수송로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호주산 LNG는 공급선 다변화의 의미가 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저 300㎞ 건너온 천연가스, 영하 162도서 LNG로
14년 개발 끝 연 130만t 확보…기존 설비 재활용
호주서 한국까지 일주일…비중동 공급망 구축
자유의 여신상을 눕혀놓은 것과 맞먹는 지름 90m의 원통형 저장 탱크가 시야를 압도했다. 높이도 50m에 달해 탱크 상부까지 220개의 계단이 이어졌다. 주변으로는 굵고 가는 회색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고, 그 너머로 대형 액화설비가 펼쳐졌다. 호주 최북단 도시 다윈 시내에서 차로 50분가량 달려 도착한 이곳은 다윈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이다.
30일 오전 9시(현지시간) 찾은 다윈 LNG 터미널은 SK이노베이션(096770) E&S가 14년간 공들여 개발한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LNG로 만드는 핵심 거점이다.

면적은 70헥타르(㏊)로 축구장 약 100개와 맞먹는다. 북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타고 이곳에 도착한다. 이후 불순물 제거와 냉각 공정을 거쳐 영하 162도의 LNG로 탈바꿈한다.
터미널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물 저장 탱크였다. 탱크 외벽에는 거북이와 물고기, 게 등 해양생물과 호주 원주민을 표현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운영사인 호주 산토스 관계자는 "원주민 문화와 주변 자연환경, 동물에 대한 존중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시설 안쪽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기계가 돌아가는 굉음이 커졌다. 특히 천연가스의 온도를 영하 162도까지 낮추는 액화 공정 주변에서는 거센 소음이 끊이지 않았다. 천연가스를 냉각하는 과정에서 열을 흡수한 냉매를 다시 식히기 위한 설비가 가동되고 있어서다. 에틸렌 콜드박스와 메탄 콜드박스 등 대형 설비가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눈길을 끈 것은 바다에서 육지로 이어진 두 개의 가스 배관이었다. 하나는 과거 바유운단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공급받던 배관이고, 다른 하나는 새롭게 개발한 바로사 가스전과 연결된 배관이다. 해상에서 들어온 배관이 안전을 위해 지하를 통과한 뒤 터미널 내부에서 다시 지상으로 올라오는 구조다.
터미널에 도착한 천연가스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온도를 낮추는 액화 공정을 거쳐 LNG가 된다. 우선 이산화탄소(CO₂)와 수분, 수은 등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 이산화탄소는 아민 용액을 활용해 분리하고, 이후 수분과 수은을 차례로 걸러낸다. 불순물을 제거한 천연가스는 여러 단계의 냉각 공정을 거쳐 영하 162도에서 액체 상태인 LNG가 된다.

액화 과정에서 천연가스의 부피는 약 600분의 1로 줄어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LNG는 대형 저장탱크에 보관됐다가 운반선에 실려 수요처로 향한다. LNG 저장 탱크의 저장 용량은 약 20만㎥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약 18만㎥다.
거대한 시설 규모와 달리 현장 근무 인원은 약 100명 수준이다. 주요 설비가 자동화돼 있어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터미널을 운영할 수 있다. 설비 점검에는 드론도 활용한다.
SK이노베이션 E&S가 이곳을 통해 확보할 LNG 물량은 연간 약 130만t이다. 국내 연간 LNG 도입량의 약 3%에 해당한다. 바로사 가스전의 예상 생산기간인 20년을 단순 적용하면 총 2600만t의 LNG를 확보하는 셈이다. 다윈 LNG 터미널의 연간 액화 능력은 약 370만t으로, SK이노베이션 E&S는 지분 투자를 통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체 물량을 확보했다.

이렇게 생산된 LNG는 운반선에 실려 수천㎞ 떨어진 한국으로 향한다. 그 항로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없다. 바로사 LNG는 호주 북부에서 태평양을 거쳐 한국으로 곧바로 들어온다. 인천 입항 기준 호주에서 LNG를 들여오는 데 걸리는 기간은 통상 7~12일이다. 중동 18~25일, 미국 22~28일보다 짧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에너지 수송로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호주산 LNG는 공급선 다변화의 의미가 크다.
LNG 발전은 석탄·석유 발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전력 수요 변화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사업 허가부터 건설까지 통상 5~6년가량 걸려 비교적 빠르게 전력 공급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윈(호주)=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1만원 내돈내산" 한가인 구매내역 공개, 사망여우 "경솔했다" 사과
- 기저귀 차고 인증샷 '찰칵'…"여성들에게 필요한 건 적절한 지원"
- "AI인 줄, 너무 예뻐"…중계 잡혀 난리난 미녀, 알고보니 '의대 1년생'
- "마운자로 싸게 살 수 있어" 6개월간 260억 결제…정부, 결국 온누리상품권 제도 손본다
- 쩍쩍 갈라진 지하주차장…주민들 "4m짜리 대형 말뚝, 아파트 기초 지반 훼손"
- "빚더미로 시작하고 싶지 않아요" 서울 살아도 경기에 신혼집…혼인신고도 미뤄
- "요거 한번 묵어봐라, 희한하제?"…시골 버스 세운 할아버지가 내민 '검은 봉지'에 뭉클
- "여행 가기 비싼데 기분이라도 내자"…대안으로 떠오른 '가성비 소비'
-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었어요"…매일 밤 반복된다면 건강 이상 신호?
- 확인된 북한 지뢰… 남북간 신경전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