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성평등가족부 1주년, 이제는 성과로 답할 때

2026. 9. 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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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국민주권정부의 성평등가족부가 새로운 이름과 사명을 부여받아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장관으로 취임한 뒤 필자가 가장 많이 한 일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 보고서 바깥에는 쉽사리 드러나지 않는 현장에서의 문제가 있었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정책의 빈틈을 조금씩 채워갈 수 있었다. 각종 대면회의와 간담회, 토론회 등을 꾸준히 이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책은 문서로 만들어지지만, 그 성패는 대화와 소통에서 결정된다.

취임 당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성평등 정책의 추진 체계를 다시 세우는 일이었다. 고용과 교육, 복지와 안전, 돌봄과 가족정책 등 성평등의 관점이 필요한 정책은 국민의 일상 전반에 걸쳐 있다. 이 때문에 여러 부처에서 다루는 정책을 성평등의 관점에서 조정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이 중요하다. 디지털 성범죄와 교제폭력,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 위기청소년 문제처럼 여러 부처의 협력이 필요한 사안일수록 관계 부처와 직접 만나 논의하고 조정하는 일을 특히 중시했다. 형사미성년자 연령 문제와 같이 사회적 논의가 분분한 사안은 전문가·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성범죄피해통합지원단의 출범으로 불법 성착취 영상물의 탐지·차단·수사까지 연계하는 범정부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직장에서의 성평등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고용평등공시제는 이제 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임신중지 약품 도입도 공식화되면서 국가의료체계 안에서 조만간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청년들의 성별 인식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공론장 마련,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 레드플래그 캠페인 등의 적지 않은 성과가 있다.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이 이뤄낸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년이 정책의 추진체계를 복원하고 성과의 씨앗을 뿌리는 시간이었다면 출범 2년차를 맞는 성평등가족부는 국민께 보다 분명한 미래 비전을 선보여야 한다. 앞으로 폭력 피해자가 더 신속하고 안전하게 보호받는지, 일터에서의 성별 격차가 실제로 줄어드는지, 돌봄으로 인한 가족의 부담이 실제로 완화되는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다시 현장으로 발길을 향한다. 지금의 청년과 청소년이 어떤 사회에서 살아갈지, 다음 세대가 어떤 일터와 가족 안에서 살아갈지 결정하는 일을 위해서다. 그 책임의 무게를 잊지 않고 더 나은 변화를 만드는 2년차를 시작하려 한다. 성평등가족부가 왜 필요한지,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국민의 삶 속 성과로 증명해 나가겠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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