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낯설어하던 부모님과 팬들이 극장 찾을 때 벅차요”

장지영 2026. 9. 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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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을 지금 다시 부르니, 어릴 적엔 미처 몰랐던 감정들이 가슴 깊이 차오릅니다."

배우 겸 가수 에녹이 뮤지컬 '광화문연가'(11월 15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로 관객과 호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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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가수 에녹, 이영훈의 명곡들로 만든 뮤지컬 ‘광화문연가’ 출연중
배우 겸 가수 에녹은 이영훈 작곡가의 대표곡들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연가’에서 월하 역으로 출연 중이다. ©CJ ENM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을 지금 다시 부르니, 어릴 적엔 미처 몰랐던 감정들이 가슴 깊이 차오릅니다.”

배우 겸 가수 에녹이 뮤지컬 ‘광화문연가’(11월 15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로 관객과 호흡하고 있다. ‘붉은 노을’ ‘소녀’ ‘옛사랑’ 등 이영훈의 대표곡들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임종 직전의 명우가 ‘인연의 신’ 월하의 손을 잡고 찬란했던 청춘을 되짚는 여정을 그린다. 에녹은 극의 서사를 이끄는 월하 역으로 이번 다섯 번째 시즌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에녹은 “이영훈 작곡가의 음악을 워낙 사랑해 늘 꿈꿔왔던 무대였다. ‘광화문연가’를 통해 비로소 그의 선율을 온몸으로 노래하고 있다”며 “학창 시절엔 멜로디에 취해 흥얼거렸던 노랫말들이, 나이가 들고 극의 서사와 맞물리면서 이제는 가슴을 저미는 짙은 감정으로 파고든다”고 털어놓았다.

배우 겸 가수 에녹이 출연 중인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한 장면. ©CJ ENM

2007년 ‘알타보이즈’로 데뷔한 그는 ‘쓰릴 미’, ‘사의 찬미’, ‘레베카’ 등을 거치며 뮤지컬계의 든든한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에는 MBN ‘불타는 트롯맨’ 톱7에 오르며 트로트 가수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트로트를 즐겨 듣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픈 소박한 마음으로 나섰던 도전이 두터운 팬덤으로 이어진 셈이다. 화려한 무대와 행사의 러브콜 속에서도 그는 본업인 뮤지컬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 ‘팬레터’에 이어 하반기 ‘광화문연가’를 순항 중이며, 연말에는 대작 ‘시카고’ 합류를 앞뒀다.

“트로트로 과분한 사랑을 얻었지만, 제 뿌리는 뮤지컬입니다. 매년 최소 한 편은 꼭 출연하겠다는 다짐을 지켜가는 이유죠. 특히 트로트로 인연을 맺은 팬분들이 뮤지컬을 보러 오실 때 정말 기쁩니다.  낯선 장르일 텐데도 기꺼이 함께 호흡하려 애써주시는 그 마음에 늘 고개가 숙여집니다.”

배우 겸 가수 에녹이 출연 중인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한 장면. ©CJ ENM

이번 ‘광화문연가’는 그에게 한층 특별한 온기를 안긴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낯선 넘버 탓에 아들의 뮤지컬 공연을 다소 버거워했던 부모님은 물론, 중장년 팬들마저 단숨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에녹은 “부모님 세대의 추억이 깃든 명곡들로 가득 찬 덕분”이라며 “과거엔 조심스럽고 긴장한 표정으로 객석을 지키셨다면, 이번엔 한결 편안해진 분위기 속에서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신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가 연기하는 월하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능청스러운 위트와 화려한 쇼맨십을 뽐내는 입체적 인물이다. 주로 묵직하고 서늘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그에게는 신선한 파격이었다. 그는 “완벽히 계산된 연기를 선보이던 틀을 깨고, 연습실에서 날것의 감정을 가감 없이 던졌다. 동료들 앞에서 코미디와 애드리브를 거침없이 시도하며 캐릭터의 결을 벼렸다”고 회상했다.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눈앞에 뒀지만 그는 “남들보다 출발이 늦었던 터라 이제야 무대의 참맛을 알아가는 중”이라며 겸손을 표했다. “소속사와 팬들의 애정 덕에 20주년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지만, 제게 ‘20’이라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지나간 시간에 연연하기보다 오늘 마주한 무대에 충실할 뿐이죠. 그저 제 나이대에 어울리는 배역으로 관객 곁에서 오래도록 숨 쉴 수 있다면 배우로서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배우 겸 가수 에녹은 이영훈 작곡가의 대표곡들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연가’에서 월하 역으로 출연 중이다. ©CJ ENM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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