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팔고 OLED 투자 늘린 LGD…8.6세대는 왜 신중할까 [기업 X-RAY]

이혜민 2026. 9.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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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업계가 IT용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차세대 승부처로 키우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신규 라인 투자보다 기존 사업과 설비 효율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7월 8.6세대 IT OLED 양산에 돌입하고 5년간 멈췄던 아산 A7 라인 건설까지 재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현재 공개된 3조원 투자 계획에는 8.6세대 IT OLED 신규 라인 구축이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8.6세대 신규 라인 대신 대형 OLED 라인 일부에 일본 JDI의 신기술 '이립(eLEAP)' 공정을 적용해 북미 고객사의 IT 제품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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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LG디스플레이 제공
디스플레이 업계가 IT용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차세대 승부처로 키우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신규 라인 투자보다 기존 사업과 설비 효율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7월 8.6세대 IT OLED 양산에 돌입하고 5년간 멈췄던 아산 A7 라인 건설까지 재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LCD는 팔고, OLED엔 3조 투입

2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월 중국 난징 법인의 차량용 LCD 모듈 사업을 약 1041억원에 탑런토탈솔루션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양도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앞서 중국 광저우 LCD 공장 지분도 약 2조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수익성이 낮은 LCD 사업을 정리해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매각대금이 전부 신규 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산 효율화와 현금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OLED 투자는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OLED 신기술 인프라 구축을 위해 1조100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공시했고, 7월에는 국민성장펀드 지원금 1조5000억원과 자체 자금 1조5000억원을 합쳐 차세대 OLED 기술과 생산 인프라에 총 3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JDI eLEAP 기술과 FMM 사용한 14인치 OLED 패널 비교. JDI 제공
3조원인데 8.6세대는 빠졌다

다만 현재 공개된 3조원 투자 계획에는 8.6세대 IT OLED 신규 라인 구축이 포함되지 않았다.

투자는 탠덤 OLED와 플라스틱 OLED(P-OLED), 유리기판 박형 기술인 ATO 등 기존 OLED 기술 고도화와 6세대 생산라인 효율 개선에 집중돼 있다. 새 생산라인을 짓기보다 현재 보유한 설비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이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8.6세대 신규 라인 대신 대형 OLED 라인 일부에 일본 JDI의 신기술 ‘이립(eLEAP)’ 공정을 적용해 북미 고객사의 IT 제품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토 중인 생산 규모는 월 7500장 수준으로 비교적 작으며 최종 투자 여부는 올해 말 결정될 전망이다. eLEAP는 기존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사용하지 않고 OLED 발광층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아직 대규모 양산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만큼 대규모 증설보다는 기술과 수요를 확인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 불확실한 8.6세대…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이유

LG디스플레이가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도 8.6세대 투자를 결정하지 않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수요의 불확실성이 꼽힌다.

노트북·태블릿 등 IT 기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인 침체를 겪었고, 최근까지도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다. OLED 아이패드 등 기대를 모았던 제품군의 판매도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라인에 수조원을 투입해도 이를 받아줄 고객사 물량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투자 자체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형 라인은 일정 수준 이상의 가동률을 확보하지 못하면 효율적으로 생산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8.6세대 OLED는 기존 6세대보다 큰 유리 원장을 활용해 노트북과 태블릿용 중형 패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생산능력을 뒷받침할 주문이 부족하면 대규모 투자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OLED 맥북 공급을 중심으로 8.6세대 라인을 가동할 물량은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신규 라인을 받쳐줄 구체적인 고객사나 공급 물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기존 수요를 활용할 수 있는 6세대 라인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장 OLED는 완성차 업체 수주를 기반으로 장기간 공급이 가능하고, 모바일 P-OLED 역시 기존 고객사 물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수요 예측이 용이하다.

흑자 전환했지만 대규모 증설은 부담

재무 여력도 투자 결정의 변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5조8101억원, 영업이익 517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연간 흑자로 전환했다.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원가 절감에 나선 결과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11조1461억원, 영업이익 390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2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손실 1077억원을 냈다. 상반기 누적 흑자 역시 1분기 영업이익 1467억원에 크게 의존했다.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조 단위 신규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하기에는 부담이 남아 있다. 8.6세대 라인은 건설비뿐 아니라 증착기 같은 핵심 장비, 초기 수율 확보, 고객사 인증, 양산 안정화까지 상당한 선투자가 필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 캠퍼스 8.6세대 라인에 투입한 금액만 4조1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라인에서 올해부터 양산 체제에 들어갔다.

LCD 자산 매각과 정책금융으로 재원을 마련했더라도 기존 OLED 기술 고도화와 신규 8.6세대 라인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은 셈이다.

LG디스플레이가 국민성장펀드에서 1조5000억원을 확보한 것도 자체 자금 부담을 줄이면서 차세대 OLED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이를 통해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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