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마이애미서 골프 칠까요”…트럼프, 비서실장에 “일정 잡아”

하준호, 오현석 2026. 9. 27. 2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말 골프 회동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의 ‘마이애미 골프 회동’ 제안을 듣고 회담에 배석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일정을 잡아보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26일(현지시간)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골프 얘기를 먼저 꺼낸 건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회담 초반에 “골프 라운딩 해야 하는데”라고 운을 뗀 것이다. 이에 이 대통령이 “올 12월 마이애미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하니, 거기서 라운딩을 한 번 할까요”라고 화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스케줄을 한 번 잡아보라”고 와일스 실장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골프를 소재로 한 한·미 정상의 대화는 지난 6월 프랑스 에비앙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지난 7월 튀르키예 앙카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계기 만남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대통령은 회담 뒤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 에비앙에서 나눴던 골프 약속에 대해 다시 말씀해 주셨는데, 연말에 마이애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 때 다시 만나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썼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은 당초 22일 오후 6시 50분쯤 예정돼 있었다. 한·미 투자 협의가 진전을 이루면서 한국 측 요청으로 급하게 회담이 추진됐고, 이에 미국 측이 동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리셉션(오후 7시) 10분 전으로 일정이 잡힌 것이다. 한국 측은 대화가 중간에 끊길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측에 다른 시간대를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리셉션 기조연설 예정 시간(7시 30분) 10분 전인 7시 20분으로 조정됐다고 한다.

리셉션장에서 다른 국가 정상들과 환담하던 이 대통령은 회담 시간에 맞춰 리셉션장 인근 호텔로 자리를 옮겨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 핵 잠수함 연료 및 농축·재처리, 조선(造船) 협력, 전시작전권 전환 등 한·미 주요 현안이 의제로 오르면서 회담 시간이 10분보다 길어지자, 미국 측 의전장은 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조연설 일정을 상기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이어가길 희망하면서 전체 회담 시간은 30분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기조연설을 포함해 전체 국가 정상을 상대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리셉션 참석 시간이 오후 8시로 늦어진 배경이다.

김혜경 여사(두 번째 줄 오른쪽 세 번째)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두 번째 줄 오른쪽 네 번째)가 주최한 '함께 조성해나가는 미래(Fostering the Future Together) 연합' 오찬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측의 예우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같은 날 미국 뉴욕의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주최한 ‘함께 조성해 나가는 미래(FTFT·Forstering The Future Together) 연합’ 오찬 행사에서도 이어졌다. FTFT 연합은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해 유엔 총회를 계기로 출범시킨 정상 배우자 간 연합체로, 디지털 시대의 어린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국 정상 배우자가 속속 행사장에 도착하는 가운데 멜라니아 여사는 낮 12시 27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 시작 시간은 12시 50분이었지만 주최자인 멜라니아 여사가 예정보다 일찍 도착하면서 기념 촬영 세션이 이르게 진행됐다. 이 때문에 각국 정상 배우자들은 사진 대형을 갖추고 제시간에 도착한 김혜경 여사를 맞이했는데, 멜라니아 여사는 그때까지 자신의 왼쪽 자리를 비워두고 김 여사를 기다리며 예우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은 협정을 통해 FTFT 구상에 참여한 첫 번째 국가이자 중요하고 소중한 파트너라서 기다렸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하준호 기자, 앵커리지=오현석 기자 ha.junho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