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소똥 태워 전기 만든다…1988억 쏟아붓는 이 지역

안효성 2026. 9. 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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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똥(우분)이 석탄을 대신할까. 인도 등에서 소똥은 오래전부터 요긴한 땔감으로 쓰였다. 소가 소화하지 못한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어 잘 말리면 좋은 연료가 된다. 한국에서도 그동안 퇴비로 주로 쓰거나 처리에 골머리를 앓던 소똥을 발전소에서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농축산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가축분뇨 고체연료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2030년까지 연간 118만t의 가축분뇨를 고체연료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농식품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7월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298억원을 들여 ‘우분 고체연료 생산·이용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가 소똥을 활용한 고체연료 활성활를 본격 추진한다. 전남 나주시 왕곡면 한 한우농장. 황희규 기자

정부가 소똥에 주목한 것은 퇴비 중심의 가축분뇨 처리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는 연간 5000만t이 넘는다. 대부분 퇴비로 사용해 왔지만, 농경지가 줄면서 퇴비를 사용할 곳은 감소했다. 퇴비에 포함된 질소와 인 등이 하천으로 흘러들면 녹조를 유발하는 등 문제도 많았다.

온실가스 감축도 소똥 연료화의 목적 중 하나다. 우분 고체연료 1t은 유연탄 0.5t에 해당하는 열량을 낸다. 정부 목표대로 2030년까지 연간 118만t의 가축분뇨를 고체연료로 전환하면 연간 약 5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추산이다. 자동차 약 36만 대의 연간 배출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수입 석탄 일부를 국내에서 생산한 우분 연료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소똥을 연료로 만드는 원리는 간단하다. 수분이 많은 우분을 발효·건조해 펠릿이나 분말 형태로 가공한다. 소똥 약 4t을 처리하면 고체연료 1t을 생산할 수 있다. 발열량은 1㎏당 약 3000㎉로 일반적인 석탄의 절반 수준이다. 이렇게 만든 고체연료를 석탄 대신 태우거나 석탄과 함께 태우는 혼소 방식으로 사용한다.

소똥의 연료화는 수년 전부터 추진됐다. 현대제철은 가축분뇨를 고체연료로 만들어 제철 공정에 사용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기도 했다. 1t의 우분 고체연료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5t 줄일 수 있어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제철 산업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분 활용을 위해 2021년 농식품부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지난 4월 15일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들이 전국 최초로 '우분 고체 연료화' 실증 가동 설비가 가동 중인 전북 김제시 백산면 김제자원순환센터를 전북도·김제시 실무자 등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전북도

그러나 소똥의 연료화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소똥을 수거하고 건조해 연료로 만드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고, 일정한 품질과 공급량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생산한 연료를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요처가 부족한 점도 상업화를 가로막고 있다.

정부가 생산 규제를 완화하고 수요처 확대에 나선 것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난 7월 가축분뇨 관련 법령을 개정해 가축분뇨를 절반 이상 사용하면서 톱밥·왕겨·커피 찌꺼기 등 보조원료를 40% 미만으로 섞을 수 있도록 했다.

생산시설과 수요처도 늘린다. 올해 전남 순천과 전북 김제에서 생산하는 연간 약 1만t의 고체연료를 한국남동발전 여수 2호기와 한국남부발전 하동 7·8호기에 공급해 상업발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는 올해 3기에서 2028년 8기까지 확대한다. 전북도는 2030년까지 1988억원을 투입해 익산·정읍·김제·완주·부안 등 5개 시·군에 하루 총 810t의 우분을 처리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소똥에 이어 돼지 분뇨도 연료로 바꾸는 작업이 시작됐다. 농식품부는 지난 15일 경기 포천축협에서 히트펌프를 이용한 돼지 분뇨 고체연료화 실증에 착수했다. 돼지 분뇨는 소똥보다 수분이 많아 연료화가 어려웠지만, 히트펌프를 활용하면 기존에 수개월 이상 걸리던 퇴비화와 달리 수시간 내 고체연료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경제성과 발전소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관건은 경제성이다. 현재 고체연료 품질기준인 수분 함량 20% 이하를 맞추려면 별도의 건조설비와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사용해 소똥을 말리면 생산비가 올라갈 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정부는 고체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다시 건조 공정에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세종=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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