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크리스 패트릭 퀄컴 "삼성과 심도 깊은 작업 진행중"…LPDDR6 첫 테이프 끊었다

마우이(미국)=김문기 기자 2026. 9. 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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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드래곤 서밋] "오라이온 5.0GHz, 단순 2nm 덕 아냐…오라이온, 캐시 구조부터 다 뜯어고쳤다"

[마우이(미국)=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익스트림 6세대가 5.0GHz 클럭을 달성한 것은 단순히 2나노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수혜가 아니다. 새로운 오라이온 플렉스캐시(FlexCache) 아키텍처와 SME 엔진 확장 등 코어 내부 전반에 걸친 상당한 수준의 마이크로아키텍처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크리스 패트릭(Chris Patrick) 퀄컴 수석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본부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마우이 라하이나 하얏트 리젠시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에서 한국기자단과 만나 차세대 플래그십 코어의 성능 향상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단언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는 크리스 패트릭 수석부사장과 디노 베키스(Dino Bekis) 퀄컴 수석부사장 겸 프리미엄 모바일 본부장이 참석해, 플래그십 최초로 도입된 '듀얼 티어' 플랫폼 분기 전략, 오프셋 PoP(Offset Package-on-Package) 패키징의 냉각 구조, 삼성전자와의 LPDDR6 및 파운드리 협력 현황, 온디바이스 에이전틱 AI가 이끌 스마트폰 교체 수요 등 하드웨어 핵심 쟁점에 대해 답했다.

패트릭 수석부사장은 먼저 오라이온(Oryon) CPU에 세대 넘버링을 붙이지 않고 '더 진화했다'고만 표현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오라이온 CPU는 모바일뿐 아니라 오토모티브, PC 등 퀄컴의 전 제품군에 적용되고 있으며, 각 제품군별로 서로 다른 시점에 지속적인 롤링 체인지가 이뤄진다"며 "단일 CPU 세대 번호를 일괄 부여하는 것은 실제 유연한 개발 구조를 반영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개별 코어 번호보다 전체 플랫폼의 세대 구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0GHz 달성과 IPC(클록당 명령어 처리 횟수) 개선의 핵심으로 새로운 플렉스캐시 계층 구조 도입과 SME(Scalable Matrix Extension) 엔진 확장, 디바이스 간 일관성 인터페이스 개선 등을 꼽으며 공정 전환 이상의 기술적 진전이 뒷받침됐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6세대 플랫폼의 또 다른 기술적 승부수는 익스트림 모델에 적용된 '오프셋 PoP' 패키징이다. SoC 위에 메모리를 수직 적층하는 전통적 PoP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메모리의 적층 위치를 측면으로 살짝 옮겨 배치했다.

패트릭 수석부사장은 "기존 PoP는 메모리가 SoC 상단을 완전히 덮어 방열에 한계가 있었지만, 오프셋 PoP는 노출된 SoC 상단 일부에 열전도 소재를 직접 맞대 스마트폰 쿨링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낮은 열저항의 직접 경로를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CPU와 GPU 온도를 낮추고 5.0GHz 고클럭의 피크 성능 유지력을 비약적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폰 내부 면적과 배터리·카메라 공간을 감안할 때 PoP와 오프셋 PoP의 조합이 장기적으로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양한 패키징 옵션을 지속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플래그십을 '익스트림'과 '일반 엘리트'의 듀얼 티어로 이원화한 배경으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들었다. 기본 플래그십부터 울트라급 기종까지 가격과 하드웨어 스펙 폭이 넓어진 만큼, '원 사이즈 핏 올(One size fits all)' 방식 대신 OEM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주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온칩 고성능 메모리(HPM)는 익스트림 18MB, 일반 12MB로 차등화됐다.

다만 GPU 세부 스펙과 관련해 패트릭 수석부사장은 "GPU가 3개의 슬라이스로 구성된 것은 맞으나 슬라이스당 매트릭스 가속기 1개(총 3개) 구성 여부는 현장에서 혼선이 있었던 만큼 내부 확인을 거쳐 정확한 내용을 공유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메모리 및 파운드리 부문에서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도 재확인됐다. 차세대 LPDDR6 규격에 대해 그는 "새로운 시그널링과 메모리 채널 관리 등 기술적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퀄컴과 삼성 메모리 엔지니어링 팀이 개발 초기부터 긴밀히 협력해 업계 최초로 16GB LPDDR6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다변화와 관련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패트릭 수석부사장은 "삼성 파운드리 및 TSMC 모두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차세대 공정 적용 가능성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삼성의 2나노 기술과 관련해 상당히 심도 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 발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상용 적용 계획은 없으며, 향후 제품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면밀히 평가하고 이해하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새로운 기기 생태계 확장을 위해 발표된 '스냅드래곤 스타트(Snapdragon Start)'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과거 스마트폰 태동기 시장을 개척했던 'QRD(퀄컴 레퍼런스 디자인)'의 귀환으로 규정했다.

패트릭 수석부사장은 "15~20년 전 초기 스마트폰 시장 당시 기술력이 부족한 제조사들에 QRD를 제공해 생태계를 키웠듯, 현재의 AI 글래스 시장 역시 수많은 패션·안경 브랜드들이 디지털 회로와 AI를 접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스냅드래곤 스타트는 이들이 대규모 엔지니어링 조직 없이도 완성도 높은 퍼스널 AI 디바이스를 빠르게 상용화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온디바이스 에이전틱 AI가 가져올 교체 수요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시점을 짚는 것은 주식 시장을 예측하는 것만큼 어렵다"면서도 "현재 사용자가 스마트폰 기능의 극히 일부만 쓰고 있다면, 향후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해 기기에 이미 존재하지만 미처 활용하지 못했던 기능들까지 대신 찾아 실행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본질적 가치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고사양 단말 선택과 교체 주기 단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끝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각별한 의미도 짚었다. 패트릭 수석부사장은 "중국이 다수의 브랜드와 치열하게 협력하는 역동적인 생태계라면, 한국의 삼성전자는 퀄컴 모바일 사업에서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파트너"라며 "수십 년간 기술적 깊이를 다져온 동맹인 만큼 이번 차세대 플랫폼에서도 그 공고한 협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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