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르포] "폭주 기관차 됐다"…민주당에 힘 실어준 강원 민심의 후회

허찬영 2026. 9. 2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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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강원도에서 지난 6·3 지방선거는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를 3만633표 차로 누르고 강원도지사에 당선됐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민주당 도지사를 선택했다는 유권자도 있었지만, 우상호 도정 출범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생활 속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원도 홍천에 사는 50대 남성 양모씨는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우 지사를 찍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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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뽑았지만 체감 변화 없어"
도정 평가보단 중앙정치에 불만 커
강원서도 민주당 민심 '바닥'
"국민의힘 '무미건조' 지적도
추석 당일인 26일 오전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홍천종합버스터미널의 모습 ⓒ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강원도에서 지난 6·3 지방선거는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를 3만633표 차로 누르고 강원도지사에 당선됐다. 우 후보는 51.81%, 김 후보는 48.18%를 얻었다. 민주당이 강원도정을 4년 만에 탈환한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 만난 강원도민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민주당 도지사를 선택했다는 유권자도 있었지만, 우상호 도정 출범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생활 속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동시에 터져 나왔다.

강원도 홍천에 사는 50대 남성 양모씨는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우 지사를 찍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과 친한 민주당 후보를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우상호를 찍었다"며 "그런데 취임한 지 3개월이 넘은 것 같은데 어디서 뭘 하는지 체감되는 변화가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씨는 오히려 전임 김진태 지사의 도정이 더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총선에서 떨어지고 강원도지사로 기사회생했던 김진태 전 지사가 더 절박하게 열심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지금 강원도에서 진행되는 철도 사업 같은 굵직한 사업들도 전임 지사 시절 틀을 갖춰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상호 지사의 도정 운영이 벌써부터 안일해진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집권여당이라 아무도 막을 수 없는 폭주 기관차가 됐다. 그런 점이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당청)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본인들의 입맛대로 정부 운영을 할 수 있음에도 지지율이 떨어지는 점은 그들이 가고 있는 방향이 잘못됐다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민주당 도지사와 여당 정부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춘천에 사는 20대 남성 이모씨는 "최근 제2경춘국도 전 구간이 착공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본 것 같다"며 "확실히 대통령과 당이 같으니 굵직한 사업의 진행 속도가 빨라진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변화는 없는 것 같다"며 "취임한 지 3개월밖에 안 됐으니 아직은 지켜봐야 할 때"라고 했다.

우상호 도정에 대한 평가보다 중앙정치에 대한 불만이 더 큰 시민도 많았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추석을 맞아 고향 홍천을 찾은 30대 남성 강모씨는 "이 대통령이 당선된 뒤 부동산이며 경제며 안보며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강씨는 최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를 거론하며 "지금 북한의 소행으로 보이는 DMZ 지뢰 폭발 사고에도 대통령은 해외 순방가서 웃고만 있고 사고로 다친 장병들에 대해서는 SNS로 위로의 글 하나 남긴 게 전부 아니냐. 이게 우리나라 대통령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민주당은 이런 이 대통령이 잘한다고 눈가리고 아웅하고 자기들끼리 자화자찬한다"며 "이런 걸 보고 있으면 화가 머리 끝까지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뭘 하려고 해도 다수당의 힘으로 찍어누르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이래서 투표를 잘해야 한다. 총선과 대선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30대 여성 박모씨도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남동생이 군인이라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그런데 대통령은 너무 남의 일처럼 지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군 통수권자가 북한의 눈치나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누굴 믿어야 하느냐"며 "민주당에서도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는 사람이 나와야 하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추석 연휴인 26일 속초해수욕장 전경 ⓒ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속초에 사는 20대 여성 최모씨도 최근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최씨는 "원래 정치를 하나도 모르는 무관여층이었는데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발생한 투표율 이슈를 보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야당이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선거 결과가 나왔다면 과연 지금처럼 소극적이었을까 싶다"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하는 일을 보면 권력에 눈이 멀어 국민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2차 개각과 사법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홍천에서 만난 60대 남성 용모씨는 최근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사례를 언급하며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 아니라면 하자가 많은 인물을 장관에 지명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용씨는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거론하며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김 후보자를 보고 '잘된 인사'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여당 대표로서 이런 말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이재명 정부의 갈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춘천에 사는 30대 남성 최모씨는 "대통령씩이나 돼서 조 대법원장과 왜 이렇게 기싸움을 벌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법조인 출신인 만큼 본인이 떳떳하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20대 남성 이모씨는 2030 남성층의 민주당에 대한 반감도 언급했다. 그는 "2030세대 남성들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이나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정도로 민심이 안 좋다"며 "이 대통령의 과거 행적과 민주당의 내로남불 행태가 반감을 산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다고 해서도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가 마냥 긍정적이지 않았다. 이씨는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보수 성향을 지지하는 것일 뿐"이라며 "국민의힘이 믿을 만하고 지지할 만한 정당이 돼 2030 남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씨는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딱 '무미건조'라는 말이 어울리는 당이 됐다"며 "민주당의 자충수에도 이를 받아먹지 못하는 국민의힘을 보면 장동혁 대표가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최씨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장동혁 대표가 이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도 하면서 국민들의 간지러운 곳을 잘 긁어주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한쪽으로 너무 기울지 않고 고루고루 목소리를 내준다면 더 많은 국민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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