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속도조절론 고개 들지만...中 AI 하드웨어주 끄떡없다?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6. 9. 2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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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죄수의 딜레마’ 작동
메모리·GPU·PCB 주목
중국 낸드플래시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의 낸드플래시 제품.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둘러싸고 ‘속도 조절론’이 고개를 든다. AI 성능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안전 기술이 따라잡을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중국에서는 AI 개발과 투자 속도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9월 17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중 AI 경쟁이 이어지는 한 중국이 선제적으로 개발 속도를 늦출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최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AI 업계에서는 최첨단 AI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낮춰 안전 기술이 따라잡을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AI 개발 자체를 멈추자는 의미는 아니다.

중국 역시 AI 안전 필요성은 인정한다. 지난 9월 14일 ‘AI 안전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3.0’을 발표해 위험 식별과 대응을 강조했다. 하지만 안전 관리를 AI 개발 속도 제한으로 연결하지는 않았다. 기술 추격자인 중국이 먼저 감속하면 미국과의 격차가 고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미·중 AI 경쟁에 ‘죄수의 딜레마’가 작동한다고 봤다. 양국 모두 AI 위험을 인식하지만 상대가 개발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먼저 속도를 늦추기 어렵다는 의미다. 중국의 추격이 이어질수록 미국의 감속 여력도 줄어든다. 이에 제한적인 안전 협력과 프론티어 AI 경쟁이 동시에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신한투자증권은 내다봤다.

중국 AI 모델의 효율 개선이 하드웨어 수요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최근 공개된 ‘딥시크 V4.1-플래시’는 이전 연산 정보를 저장하는 KV 캐시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직전 세대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그러나 중국의 하루 평균 AI 토큰 호출량은 지난 3월 140조개에서 6월 500조개로 3개월 만에 3.6배 증가했다. 단위당 자원 사용량은 줄었지만, 전체 AI 사용량은 더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AI 컴퓨팅 투자도 확대 추세다. 중국 AI 컴퓨팅 규모는 지난해 6월 788엑사플롭스(EFLOPS)에서 올해 7월 2450엑사플롭스로 1년여 만에 3배 이상 커졌다. 신한투자증권은 모델 효율 개선이 인프라 투자를 대체하기보다 더 많은 AI 수요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 전략은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근 중국 AI 하드웨어주는 글로벌 금리 상승과 AI 설비투자 둔화 우려로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익 추정치는 오히려 상향되는 추세다. 중국 AI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2027년 이익 성장을 주도할 분야로는 광통신과 메모리·그래픽처리장치(GPU), 인쇄회로기판(PCB) 등 AI 반도체·인프라가 꼽힌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드테크를 대체할 새로운 이익 주도축이 등장하기 전까지 반도체를 포트폴리오의 중심으로 유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메모리·GPU, PCB 등 실적 가시성이 높고 국산화 수혜가 집중되는 영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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