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얼굴도 안 비추더니 유산은 왜 받아가"…달라진 '상속법', 박탈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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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만 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가족 간 '상속 갈등' 문제. 평소 부모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거나 오랫동안 왕래가 없던 자녀가 부모의 사망 이후 상속을 요구하면서 형제자매 간 법적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별히 부모 모신 자녀는 '기여분' 인정 가능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에서는 상속권 상실 외에도 '기여분' 제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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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의무 위반·범죄 행위 등 있어야
명절만 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가족 간 '상속 갈등' 문제. 평소 부모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거나 오랫동안 왕래가 없던 자녀가 부모의 사망 이후 상속을 요구하면서 형제자매 간 법적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가운데 올해부터 이른바 '불효 자녀'의 상속권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부터 개정 민법이 시행되면서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학대하는 등 일정한 사유가 있는 상속인의 상속권을 법원이 상실시킬 수 있는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기존 민법에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지만, 개정 민법에서는 적용 범위가 자녀와 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으로 확대됐다.
개정된 제도에 따르면 피상속인에 대한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이나 범죄행위, 심히 부당한 대우 등이 인정될 경우 가정법원의 판단을 거쳐 상속권을 상실할 수 있다.
명절 불참·연락 두절만으로는 상속권 못 잃어그렇다면 부모와 얼마나 연락하지 않아야 '상속권 박탈' 대상이 될까. 먼저 연락이 끊긴 기간이나 명절 방문 횟수만으로 상속권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상속권 상실 여부는 '불효'보다는 피상속인에 대한 구체적인 의무 위반이나 '가해 행위'가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가령 명절에 고향을 찾지 않거나 평소 왕래가 뜸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상속권 상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반면 지속적인 폭언이나 폭행, 학대와 같은 행위가 있었거나 부양이 필요한 부모의 요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고의로 외면하는 등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이 있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병원비나 간병비를 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상속권을 잃는 것도 아니다. 부모의 경제적 상황과 건강 상태, 자녀의 경제적 능력, 부양하지 못한 구체적인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의 학대나 갈등 때문에 자녀가 관계를 끊은 경우와, 병든 부모가 지속해서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경제적 여력이 있는 자녀가 정당한 이유 없이 외면한 경우는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 결국 '얼마나 오래 연락하지 않았느냐'보다 '왜 관계가 단절됐고, 그 과정에서 어떤 행위가 있었느냐'가 중요한 셈이다.
특별히 부모 모신 자녀는 '기여분' 인정 가능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에서는 상속권 상실 외에도 '기여분' 제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다. 부모를 장기간 간병하거나 재산 형성·유지에 특별히 기여한 자녀가 있다면, 공동상속인 간 상속분을 정할 때 그 기여를 인정하는 방식이다.

부모를 특별히 부양한 자녀가 있다고 해서 다른 자녀의 상속권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실제 상속 과정에서는 각 자녀의 부양 정도나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등이 별도의 쟁점이 될 수 있다.
상속권 상실을 두고 법적 다툼이 벌어지면 실제 상황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하다. 판결문이나 112 신고 기록, 진단서, 병원 기록, 계좌 내역, 문자메시지와 통화 기록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상속권은 원칙적으로 보호되는 권리인 만큼, 부모와 사이가 나쁘거나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빼앗을 수는 없다"며 "상속권을 잃게 하려면 법에서 정한 중대한 사유가 있는지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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