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웅] 새벽 한강 고가에 사람이?…바이크 멈춰 세운 라이더 정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랑 같이 기다리시다가 같이 가시면 돼요." 어느 금요일 새벽 3시쯤 깊은 어둠이 깔린 고가차도. 빠른 속도로 차들이 지나가는 도로 옆, 추락 방지용 안전페스 앞에 한 사람의 실루엣이 포착됩니다. 이때 바이크 한 대가 속도를 줄이고 멈춰 섭니다.
"거기가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는 곳이거든요. 차가 많지는 않았지만 달리는 속도가 워낙 빠른 곳이다 보니까 좀 위험한 곳입니다." 그 사람이 서 있던 곳은 다름 아닌 성수대교 북단 방향 뚝섬로 갓길이었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벽 도로 위 낯선 어르신 지킨 라이더
아직 살만한 세상 만드는 [작은영웅]

“저랑 같이 기다리시다가 같이 가시면 돼요.”

퇴근 후 잠수교 라이딩이 소소한 낙인 이설씨는 그날도 금요일 새벽 근무를 마친 뒤 혼자 잠수교를 달려 이태원을 향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새벽 퇴근길에 좋아하는 케밥을 포장해오는 게 이설씨가 사랑하는 루틴이었죠. 그렇게 케밥을 품에 안고 집을 향해 달리던 길, 그 위태로운 상황을 목격한 겁니다.

“거기가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는 곳이거든요. 차가 많지는 않았지만 달리는 속도가 워낙 빠른 곳이다 보니까 좀 위험한 곳입니다.”
그런데 그냥 지나치자니 아무래도 불안했습니다.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이 이설씨를 붙잡았습니다.

“아무것도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그냥 갈까 하다가 뭔가 가면은 후회가 될 것 같은 거예요. 내일이 돼도 뭐 다음 날이 돼도 생각이 날 것 같아가지고 ‘후회하기 전에 그냥 내리자’ 하고 앞에서 내려가지고 그분한테 쪼르르 간 거였거든요.”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설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해 상황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그의 곁을 지키며 계속 안심시켰습니다.
“어르신들이 가끔씩 도움을 받으면 돈을 내야 내야 될 것 같은 강박증이 있으신 분들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래가지고 제가 이거는 돈을 내는 행위가 절대 아니다. 하고 계속 안심을 시키려고 했습니다.”

“경찰차 타고 가시면 돼요. 돈 내거나 그러는 거 아니에요. 안전하게 태워다드리려고 그러는 거거든요. 여기 가면은 밤이고…. 저랑 같이 기다리시다가 같이 가시면 돼요.”

“ ‘그냥 지나치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집에) 오니까 케밥이 다 식었더라고요. 식으면 솔직히 음식이 맛이 없잖아요. 그런데 뿌듯한 일을 했고…. 식은 음식을 먹었지만 ‘식은 케밥도 나름 괜찮은데? 가끔씩은 이런 식은 케밥을 먹어도 괜찮겠다….”

그런데 이설씨는 평범하다는 자기소개에 “도덕적 이치가 뭔지 아는 사람 정도”라고 한 줄 부연했습니다. 그렇죠. 결국 그런 마음, 그런 생각 하나가 우리 세상을 한끝 다르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요.
우리 사는 세상을 살만하게 만들어주는
작은영웅들의 이야기 계속 들려드릴게요
영상=이예지 인턴,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