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증받을 업체가 실사보고서 직접 썼다…관광공사 ‘셀프검증’ 68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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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가 수의계약을 앞둔 업체를 검증하기 위해 도입한 현장실사 제도를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증을 받아야 할 계약 예정 업체가 관광공사 직원의 요청을 받아 자신의 현장실사보고서를 대신 작성한 사례가 3년간 686건에 달했다.
관광공사 직원이 계약 예정 업체에 해당 계약과 관련한 현장실사보고서를 대신 작성하도록 요청하고, 업체가 작성한 보고서를 다시 받아 내부결재 문서에 첨부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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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보고서 75.4%는 계약 예정 업체가 작성…담당자 235명 연루
임오경 “공모업체 검증부터 감사 후속조치까지 정기점검 체계 마련해야”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관광공사 수의계약 체결 및 관리 부적정에 관한 사항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7일부터 지난해 9월30일까지 보고서 작성 대상 수의계약 1125건 가운데 정상적으로 작성된 건은 137건에 그쳤다.
허위로 작성된 현장실사보고서는 910건으로 전체 작성 대상의 80.9%에 달했다.
허위보고서 910건 가운데 686건은 계약체결 예정 업체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광공사 직원이 계약 예정 업체에 해당 계약과 관련한 현장실사보고서를 대신 작성하도록 요청하고, 업체가 작성한 보고서를 다시 받아 내부결재 문서에 첨부하는 방식이었다.
업체가 실제 사업장에서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도입한 검증 절차에서 정작 검증 대상 업체가 자신에 대한 실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작성된 보고서는 전체 허위보고서의 75.4%를 차지했다.
나머지 허위보고서 가운데 120건은 기존 현장실사보고서나 사진 등을 관광공사 직원이 재활용한 사례였다. 99건은 업체가 보내온 사진을 토대로 했고, 5건은 기타 방식으로 처리됐다.
현장실사보고서 제도는 앞선 국정감사 지적에 따른 후속조치였다.
관광공사는 2022년 국정감사에서 위장 여성기업과의 수의계약 문제가 제기되자 같은 해 11월부터 2200만원을 초과하는 수의계약에 대해 계약 전 현장실사를 실시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계약 상대 업체가 실제 사업장에서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는지 등을 직접 확인해 수의계약 검증을 강화한다는 취지였다.
문체부는 관광공사가 현장실사보고서 작성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점검과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하고 기관주의를 요구했다.
허위 현장실사보고서 910건에 관여한 담당자는 235명으로 조사됐다. 문체부는 이 가운데 10회 이상 반복해 허위보고서를 사용하고 해당 계약의 누적금액이 10억원 이상인 관련자들에게 ‘경징계 이상’의 문책을 요구했다.
한 직원은 16건, 계약금액 22억6400만원 규모의 수의계약 과정에서 허위 현장실사보고서를 첨부했다. 또 다른 직원은 22건, 13억5300만원 규모의 계약에서 같은 방식의 보고서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 의원은 “현장에서는 허위·부적정 실사 910건과 회계서류 조작까지 확인됐는데 경영성과만큼 내부통제도 중요하다”며 “공모업체 검증부터 감사 후속조치까지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미경 기자 95923k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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