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째 ‘올공’ 한우물 판 장동혁…지지율 상승 찜찜한 이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 이후 넉 달째 ‘올공 집회’를 놓지 않고 있다. 장 대표 주변에선 “민생 현안으로 보폭을 넓히며 외연을 확장해야 활로가 생긴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집회에 참여해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 투표 수개표’ 구호에 맞춰 15분간 북을 쳤다. 장 대표는 “올공에서 울려 퍼지는 북소리는 우리 국민을 깨우는 소리”라며 “누가 뭐라고 하든 올공의 북소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외쳤다. 올공 집회가 시작한 지 100일을 맞은 지난 12일엔 집회 참가자들과 케이크 촛불을 끄며 기념했다. 장 대표는 “처음에 약속드렸던 것처럼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처럼 넉 달째 ‘올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8월에는 개인 일정이 있는 날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올공 집회를 찾았다. 제헌절에는 국회 공식 행사 대신 올공 집회를 갔고, 광복절에도 이날을 ‘올공 데이’로 명명하고 시위대와 함께했다. 현장에선 ‘재명아, 특검 받아야지, ‘재명아, 나랑 싸우자’ 등 붓글씨로 적은 손팻말로 꾸준히 대정부 투쟁 메시지를 냈다. 지난 8일에는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열리는 본회의장 대신 올공 현장을 찾아 투표용지 보관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

장 대표의 ‘올공행(行)’이 이어지는 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은 출렁였지만 최근 들어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문제 등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0%대로 하락했고, 8‧30 개각 이후 용혜인·김승원 전 장관 후보자 낙마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사의 표명 등 인사 파동이 이어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0~11일 실시한 조사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두 달여 만에 민주당을 역전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방선거 직후 쏟아지는 사퇴 요구를 마주했던 장 대표 입장에선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올공 집회가 대표직을 유지하게 한 원동력이자 정치적 자산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친장동혁계는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한 게 올공 집회를 이끈 장 대표 덕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확실한 지지층 결집에 이어 외연 확장까지 이뤄냈다”고 했고, 조광한 최고위원은 “우파 진영에 대한 장 대표의 진정성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했다.

반면 최근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김승원 저격수’로 나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당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차기 대권 주자 조사에서) 장 대표 지지율은 하락하고 한 의원은 올랐다”며 “한 의원 덕분이라는 게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중진 의원도 “청문회 정국에서 국민의힘 의원 109명보다 한 의원 1명이 잘 싸웠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 측 일각에선 이제 ‘올공 올인’을 탈피해 수권 정당 대표로서의 면모를 부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공 집회의 1차 목표였던 선거관리위원회 특검이 지난 7일 출범해 본격 수사에 들어간 만큼 “이제 제도권 정치 영역에서 올공의 에너지를 흡수해 싸워야 한다”(초선 의원)는 것이다. 올공 집회에 대한 당내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이제 시민을 집에 돌려보내고 제1야당, 대안 정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재선 의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장 대표도 최근 민생 현안을 향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21일 사망 후 장기를 기증한 배달 라이더 최정섭씨 사건을 계기로 88만 플랫폼 노동자의 공제조합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수시 원서 접수 먹통 사태를 비판하는 긴급 간담회도 열었다. 지난 9일에는 제주 부 경장 사건과 관련해 특검 도입을 주장했고, 19일에는 사관학교 통·폐합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중진 의원은 “외연 확장을 위한 출구전략을 만들어내느냐가 장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름 기자 kim.boreu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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