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대신 잡는 법을”… 우간다 두 마을, 손으로 일군 자립의 변화

전병선 2026. 9. 2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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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우간다 음풍궤 왈랄라(Walala) 가구 클러스터. 주민들이 박경수 하늘빛광성교회 목사 일행에게 손으로 만든 매트와 바구니, 모자 등을 펼쳐 보였다.

박 목사는 주민들이 일하는 모습을 둘러본 뒤 "열심히 이 마을을 위해 비누도 만들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까 참 좋다"며 "비누 성형 기계도 마련하고 큰 비누 공장도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들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두 마을에서 확인한 변화의 공통점은 주민들이 지원을 기다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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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가구 클러스터 통해 수공예·비누 생산…저축하고 가축 늘리며 취약 아동까지 돌봐
박경수 하늘빛광성교회 목사가 우간다 왈랄라 마을에서 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보고 놀라워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우간다 음풍궤 왈랄라(Walala) 가구 클러스터. 주민들이 박경수 하늘빛광성교회 목사 일행에게 손으로 만든 매트와 바구니, 모자 등을 펼쳐 보였다. 실을 엮어 하나하나 만들어낸 수공예품이었다. 박 목사가 두툼한 수공예품을 만져보며 감탄했다.

“와, 대단하다. 이거 하나하나…. 굉장히 튼튼한데요.”

국민일보와 월드비전이 함께하는 ‘밀알의 기적’으로 우간다를 찾은 박 목사가 이날 만난 두 마을은 월드비전의 지원을 발판 삼아 주민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나려는 곳이었다. 왈랄라에서는 수공예품을 만들었고, 불량가다(Bulyangada)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세탁비누를 생산하고 있었다.

10여 가구씩 손잡고 빈곤 탈출

변화의 바탕에는 월드비전의 ‘가구 클러스터링(Household Clustering)’이 있다. 개별 가정을 각각 지원하는 대신 마을의 취약한 10~15가구를 하나의 소그룹으로 묶어 자립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음풍궤 27개 마을에는 현재 132개의 가구 클러스터가 조직돼 있다.

주민들은 직접 리더를 뽑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소득 창출 사업을 찾는다. 월드비전은 기술 훈련과 재료 조달, 성경적 세계관(Empowered Worldview) 교육 등을 지원한다.

우간다 왈랄라 마을의 한 아이가 자신이 제작한 공예품을 박경수 목사에게 보여주고 있다.

왈랄라의 변화는 작은 저축에서 시작됐다. ‘왈랄라’는 ‘함께 손을 맞잡고 빈곤을 이겨내자’는 의미다.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매주 조금씩 돈을 모았다. 모은 돈으로 재료를 구입해 매트와 테이블 러너, 바구니, 모자 등을 만들어 마유게 등 시장에 내다 팔았다.

수익은 다시 자산이 됐다. 닭을 사서 키워 팔고 그 돈으로 염소를 마련했다. 월드비전에서 배운 절약형 화덕을 만들어 장작 사용을 줄이고 집 주변에는 텃밭을 일궈 채소도 재배했다.

자립은 이웃을 돌보는 데까지 이어졌다. 부모를 잃은 한 소녀에게 수공예 기술을 가르쳐 방과 후 매트를 만들어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푼돈 모아 세탁비누 생산

불량가다 마을에 들어서자 또 다른 모습의 자립 현장이 펼쳐졌다. 이곳 클러스터 주민들은 직접 세탁비누를 만들고 있었다. 25가구가 참여하는 그룹은 2024년 9월 소액 저축 모임으로 출발했다. 참여 주민 30명 가운데 25명이 여성이다.

월드비전의 기술 훈련을 받은 주민들은 저축한 돈으로 원재료를 구입해 비누 생산을 시작했다. 고가의 자동 설비 대신 나무로 만든 틀에 직접 배합한 재료를 부어 비누를 만든다. 완성된 비누를 보관하고 작업할 공간도 마련했다.

저축액도 늘었다. 지난해 약 35만 우간다 실링을 모았던 그룹은 올해 36~39주 만에 약 118만 실링을 저축했다. 주민들의 목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30년까지 비누 성형 기계를 마련하고 생산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목사는 주민들이 일하는 모습을 둘러본 뒤 “열심히 이 마을을 위해 비누도 만들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까 참 좋다”며 “비누 성형 기계도 마련하고 큰 비누 공장도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들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우간다 불량가다 마을의 리더가 박경수 목사에게 주민들이 제작한 비누를 보여주고 있다.

번 돈으로 아픈 아이 돌봐

두 마을의 변화가 소득 증가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었다. 불량가다 클러스터는 비누 판매와 저축으로 마련한 돈 일부를 마을의 취약 아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는 장애와 질병 등으로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아동 5명이 있다. 주민들은 이들의 치료비와 병원 이송비, 학비 등을 돕고 있다. 자신들도 넉넉하지 않지만 함께 번 돈으로 더 어려운 이웃을 돌보기 시작한 것이다.

월드비전의 가구 클러스터 사업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도 아이들이다. 가정에 일거리가 생기고 소득이 늘어야 아이가 끼니를 해결하고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음풍궤에서 가정의 자립과 아동 후원을 함께 추진하는 이유다.

왈랄라 마을에는 53가구와 아동 148명이 살고 있으며 이 가운데 48명이 월드비전 결연 후원을 받고 있다. 불량가다에도 101명의 아동이 살고 있으며 26명이 결연 아동이다.

박경수 목사가 24일 우간다 불량가다마을 주민으로부터 비누를 선물받고 있다.

도움받던 주민에서 이웃 돕는 주민으로

두 마을에서 확인한 변화의 공통점은 주민들이 지원을 기다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작은 돈이라도 함께 저축하고 기술을 배워 물건을 만들어 팔았다. 수익으로 닭을 사고 다시 염소를 마련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여력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아픈 이웃을 돌보는 힘이 되고 있었다.

월드비전 현지 관계자는 “가정에 일할 거리가 생기고 소득이 생길 때 비로소 아이들이 밥을 굶지 않고 안전하게 학교에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공예품 하나에서 시작한 왈랄라 주민들은 이제 가축을 키우고 있었고, 푼돈을 모으던 불량가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비누를 만들고 더 큰 생산시설을 꿈꾸고 있었다.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맞잡은 주민들의 손이 자신들의 가정을 넘어 마을의 아이들을 붙들기 시작한 것이다.

음풍궤(우간다)=글·사진 전병선 기자

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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