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유시민 저격 “누군가 국보법 폐지 주장해 독소조항 못 없애”

오현석 2026. 9. 25. 11: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멕시코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개혁을 할 때는) 쭉 달리던 길에서 적당하게 절제를 해야 하는데, 상황이 바뀌었다 싶으면 그대로 더 빨리 질주하게 된다. 절제를 못하는 것”이라며 “너무 빨리 급하게 가다가 반동을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방향을 두고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였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작가 유시민씨를 비롯한 여권 강경파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후 멕시코시티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프랑스 혁명을 예시로 들며 “혁명적 상황이 되면 오버하는 경향이 생긴다”며 이렇게 밝혔다. 국내의 사례로는 2004년 국가보안법(국보법) 개정·폐지 논의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죄를 없앨 기회가 있었다. (당시) 여야가 ‘국보법을 통째로 폐지하는 건 무리니까 독소조항 몇 개라도 삭제하자’ 합의를 거의 했는데, 누군가 갑자기 ‘반만 폐지하는 게 세상에 어디 있냐’며 반대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그 법 조항은 아직도 살아서 최근 누군가가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지금도 비슷한 상황들이 벌어진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이 지목한 ‘누군가’는 2004년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시절 ‘국보법 완전 폐지’만을 고집하며 의원총회장에서 농성을 벌였던 유씨로 해석된다. 2004년 12월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보법 9조 폐지안 잠정 합의를 이끌었다. 하지만 다수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에서 유씨를 포함한 강경파가 거칠게 반대하면서 합의안은 당내에서 좌초했다.

결국 국보법은 한 글자도 개정되지 않았고,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부는 급속도로 국정 주도권을 상실했다.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던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은 과거 회고글에서 당시 유씨가 해법을 묻는 질문에 ‘평행선을 가다가 서로 명분을 세우고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이사장은 2004년 국보법 사태를 “법의 폐기라는 ‘최고’만을 추구하는 세력이 주도권을 행사하다가 ‘최하’마저 놓쳐버린, 실패한 정치의 사례”로 꼽았다.

유씨 등 여권 강경파의 반복되는 행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날 거듭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자신들의 선명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과한 주장을 하지만, 선명해서 멋있을지는 몰라도 실제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쉽지 않다”며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꺼번에 시끄럽게 해치우면 좋다. (그런데) 쉽지 않다”며 “가급적이면 저항도 최소화하고 반발도 최소화하고 실효적으로 실용적으로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씨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필연적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 “비린내는 괜찮지만 썩은 내로 가면 안 된다”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유튜브 캡처]

앞서 유씨는 22일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이 대통령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원래 최대치의 검찰 개혁 목표”(18일 기자회견) 발언을 두고 “이 대통령이 생각한 검찰 개혁은 우리가 생각한 검찰 개혁, 더불어민주당 입장,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얘기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24일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며 “근거 없는 비난성 주장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유씨에 대한 법적 조치 가능성에 대해선 “법적 대응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멕시코시티=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