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발 MLCC 수요 급증…삼성전기·무라타 고부가 제품 확대 [반도체레이다]

고성현 기자 2026. 9.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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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수급까지 압박하고 있다. AI 가속기의 소비전력이 높아지면서 고용량·고신뢰성 MLCC 사용량이 늘자 삼성전기와 무라타 등 주요 업체들도 고사양 제품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글로벌 전력·전자부품 업체와 약 7000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장기공급계약(LTA) 체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성사되면 삼성전기가 최근 4개월간 확보한 실리콘 캐패시터와 AI 서버용 MLCC LTA 누적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이달 초에도 글로벌 대형기업과 1조722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이다. 삼성전기가 체결한 MLCC 장기공급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현재 글로벌 기업 10여곳과 LTA를 맺고 추가 계약도 논의하고 있다.

잇단 수주 배경에는 AI 서버용 MLCC 수요 증가가 있다. MLCC는 전자회로에서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부품 간 신호 간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AI 서버용 제품은 높은 온도와 전압 환경에서 장시간 작동해야 하는 만큼 일반 IT용보다 높은 용량과 신뢰성을 요구한다.

특히 AI 가속기의 성능과 소비전력이 높아질수록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부품의 중요성도 커진다. GPU와 주문형반도체(ASIC)가 순간적으로 많은 전력을 끌어쓰는 과정에서 전압 변동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I 서버 한 대에 들어가는 고용량 MLCC 탑재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MD는 차세대 MI450 검증 과정에서 일부 알루미늄·탄탈 캐패시터를 MLCC로 대체하면서 47마이크로패럿(μF)급 제품 탑재량을 보드당 1440개에서 1만544개로 늘렸다. 증가율은 632%에 달한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에서도 100μF급 MLCC 사용량이 보드당 320개에서 500개로 증가했다.

수요처도 넓어지고 있다. 구글 'TPU V8t/i'와 아마존웹서비스(AWS) '트레이니엄4', 메타 'MTIA 400·450' 등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의 자체 AI 가속기 생산이 늘면서 고용량 MLCC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 GPU뿐 아니라 빅테크 ASIC까지 고사양 제품을 채택하면서 AI 서버가 새로운 대형 수요처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주요 MLCC 업체들은 고사양 제품 증산으로 대응하고 있다. 무라타는 지난해 말부터 AI 서버용 고사양 MLCC 양산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이즈모 공장을 구축해 오는 2027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타이요유덴과 교세라 역시 AI 서버용 제품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도 올해 3월부터 고용량 MLCC 생산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와 함꼐 부산사업장을 AI 데이터센터·서버용 고부가 MLCC와 패키지기판의 핵심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도 제시했다. 삼성전기는 이를 위해 2040년까지 부산사업장에 패키지기판을 포함해 약 1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과 IT를 중심으로 성장하던 MLCC가 점차 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핵심 응용처가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MLCC가 높은 생산 난도로 단기간 내 증설이 쉽지 않은 만큼 AI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에 따른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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