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만원짜리 와인도 완판?…편의점 추석 선물의 반란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6. 9. 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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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950만원 와인세트, 판매 5시간 만 품절
세븐일레븐, 프라다백도 완판…귀금속도 팔려
음식물 처리기·바둑 로봇…편의점 선물군 확대
GS25가 신세계L&B와 손잡고 올해 추석을 맞아 내놓은 ‘5대 샤또 와인세트 2016’. (신세계L&B)
편의점에서 1000만원에 육박하는 와인과 200만원대 명품백이 실제로 팔렸다. 과거 식용유·통조림 세트 중심이던 편의점 명절 선물이 골드바와 명품, 프리미엄 주류, 가전까지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GS25가 올해 추석을 맞아 내놓은 ‘5대 샤또 와인세트 2016’은 판매 시작 5시간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가격은 949만9000원, 준비 물량은 총 7세트였다. 세트는 프랑스 보르도 그랑크뤼 1등급 와인인 샤또 오브리옹·마고·라피트 로칠드·무똥 로칠드·라뚜르의 2016년 빈티지로 구성됐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명절 선물이라고 보기 어려운 가격대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

세븐일레븐에서는 명품 가방과 지갑도 팔렸다. 추석 선물로 구찌·프라다 등 명품 11종을 내놨는데, 249만원짜리 ‘프라다 듀엣 리나일론 버킷백’과 55만원짜리 페라가모 벨트, 75만원짜리 프라다 카드지갑은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명품 카테고리에서 판매된 상품은 현재까지 총 20개다.

세븐일레븐에서도 고가 와인 수요가 확인됐다. 세븐일레븐은 페트뤼스 1997과 마쎄토 2002, 샤또 라피트 로칠드 2023 등 고급 와인을 선보였다. 그중 마쎄토 2002와 샤또 라피트 로칠드 2023 등 일부 상품은 완판됐다.

금값 상승과 맞물려 귀금속도 명절 선물로 자리 잡았다. CU는 삼성금거래소·미니골드와 손잡고 순금 상품 12종을 준비했다. 1돈짜리 골드바는 120여개가 팔렸고 5돈짜리 골드바도 실제 판매됐다. 5돈 골드바는 9월 국제 금시세 기준 4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세븐일레븐도 금·은 상품 14종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9월 18일 기준 판매된 금·은 제품은 총 900돈에 달했다. 단순 선물 수요뿐 아니라 금 가격 상승에 따른 투자 수요까지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으로 유입된 모습이다.

올해 편의점 명절 선물 영역은 한층 넓어졌다. CU는 270만원짜리 안마의자와 168만원짜리 리클라이너 등을 내놨고, 이 가운데 리클라이너 마사지 소파는 실제 판매됐다. 124만원짜리 인공지능(AI) 바둑 로봇도 팔렸다.

세븐일레븐에서는 효도 가전 인기 품목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기존에는 안마의자가 가전 매출 1위였지만 올해는 31만9000원짜리 음식물 처리기가 가장 많이 팔렸다. GS25에서는 12만8000원짜리 LA갈비 세트가 축산 선물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추석 선물 시장 전반에서는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백화점에서는 50만원 이상 고가 선물 비중이 40% 안팎까지 높아진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5만원 미만 실속형 상품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사전예약 판매에서 50만원 이상 상품 비중은 44.7%에 달했다.

편의점도 비슷하다. 한쪽에서는 실속형 식품과 생활용품을 팔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수백만원대 와인과 골드바, 명품을 판매하는 식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과거 급하게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먹거리 쇼핑 인식이 강했던 편의점이 명절 선물 시장에서도 백화점·마트와 일부 영역을 공유하는 유통 채널로 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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