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길고양이들 잡아 낯선 공원에 버린 男…법원 "동물학대"

최승우 2026. 9. 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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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서 생활하던 길고양이들을 무단으로 포획해 원래 서식지에서 떨어진 공원에 풀어놓은 행위가 동물학대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양이들이 사람이 제공하는 먹이에 의존해 살아온 사실을 알면서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해 포획했다"면서 "옮긴 공원에서는 기존 방식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다"며 동물학대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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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지하주차장 고양이 포획해 공원 방사
1심 벌금 500만원 이어 2심도 항소 기각
재판부 “생존과 번식 위협해 고통 주는 행위”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서 생활하던 길고양이들을 무단으로 포획해 원래 서식지에서 떨어진 공원에 풀어놓은 행위가 동물학대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단순히 다른 장소로 옮긴 것이라 해도 고양이의 기존 서식지를 강제로 빼앗아 생존과 번식을 위협했다면 학대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광주지방법원 제1-3형사부는 지난 17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선고된 벌금 500만원이 유지됐다.

A씨는 지난해 3~4월 모두 8차례에 걸쳐 전남 광양시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 서식하던 길고양이들을 포획, 차량으로 옮겨 광양시 태인동 명당공원 일대에 풀어놓은 혐의를 받았다. 명당공원은 원래 고양이들이 생활하던 장소에서 약 9㎞ 떨어져 있으며, 사람의 거주가 거의 없고 먹이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곳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픽사베이

또한 A씨는 중고거래 앱 등 온라인에 '길고양이 이주방사 3번째' 등 포획·이주 과정을 게시했다. 이 과정에서 '털바퀴'와 '털바퀴맘' 등 길고양이와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A씨는 이주방사가 범죄가 아니라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고, 검찰의 약식기소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검찰은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청구했고,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 1월 22일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같은 금액의 벌금을 선고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고양이들의 서식지를 강제로 옮긴 행위가 단순한 '이주'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파트에서 생활하던 고양이들을 포획해 다른 곳에 방사하는 행위가 고양이들의 생존과 번식을 위협해 고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한 영역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동물의 서식지를 고의적으로 빼앗거나 파괴하는 행위 역시 동물학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양이들이 사람이 제공하는 먹이에 의존해 살아온 사실을 알면서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해 포획했다"면서 "옮긴 공원에서는 기존 방식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다"며 동물학대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사건이 알려진 뒤 명당공원 일대에서 고양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기도 했다.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이 일대에서 모두 4마리의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는 포획 틀에 갇힌 상태로 바닷물에 빠져 숨진 고양이도 있었다. 다만 해당 고양이의 사체가 A씨가 포획해 옮긴 고양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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