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폐지 모아 이주민 품는 ‘영혼의 쉼터’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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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복음의 통로가 되길 축복합니다." "주푸 다자 청웨이 푸인 더 관다오."
주일이던 지난 20일 경남 김해 한우리선교교회 예배당.
이후 소문을 듣고 하나둘 찾아오는 이주민에게 공간을 내어준 김 목사는 과거 축사로 쓰이던 공간을 개조해 한우리이주민쉼터와 교회를 세웠다.
부산 포도원교회 의료선교팀이 매월 1회, 부산 강서구보건소와 대한결핵협회 부산광역시지부가 1년에 두 차례 이곳을 찾아 이주민의 건강검진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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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공장단지에 교회 세우고
외국인노동자 모아 함께 예배
쉼터 운영하며 생활·상담 지원
28년간 거쳐간 성도 1만여명 달해
고국 가기 어려운 이주민 위해
전국 곳곳 다채로운 행사 열려

“여러분이 복음의 통로가 되길 축복합니다.” “주푸 다자 청웨이 푸인 더 관다오.”
주일이던 지난 20일 경남 김해 한우리선교교회 예배당. 김성함(66) 목사가 강단에서 한국어로 말하자 곧바로 중국인 성도 양정길(61) 집사의 중국어 통역이 뒤따랐다. 이어 박현숙(57) 전도사가 번역기를 이용해 태국어로 번역했다.
이날 예배를 드린 이주노동자 25명은 성경을 읽고 찬양을 불렀지만 언어만은 각기 달랐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지 15년 된 양 집사는 창원으로 이사한 뒤에도 매 주일 대중교통으로 왕복 4시간을 달려 예배를 드리러 왔다. 그는 “목사님이 참 귀하게 사역하기에 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예배 중에도 작업복 차림의 교인이 여럿 오갔다. 11년째 이 교회에 출석하는 중국 국적의 주칭창(64) 집사도 그중 하나다. 인근 공장에서 일하는 그는 점심시간을 쪼개 예배당에 왔다. 주 집사는 “구원받은 자로서 예배에 참석할 수 있는 게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처음 교회를 찾은 이도 있다. 라오스에서 온 위시안 벤(34)씨는 본국에 있을 때부터 신앙인이었다. 벤씨는 “예배드리며 사람들과 교제하고자 교회를 찾았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옛날에는 빵을 얻기 위해 교회를 찾아왔다면 요즘은 영적 문제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1998년 회사 부도로 갈 곳을 잃은 베트남 노동자와 함께 지낸 것을 계기로 이주민 사역을 시작했다. 이후 소문을 듣고 하나둘 찾아오는 이주민에게 공간을 내어준 김 목사는 과거 축사로 쓰이던 공간을 개조해 한우리이주민쉼터와 교회를 세웠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권위영 목사) 소속인 교회는 주변에 인가 하나 없는 산길 끝 공장단지 안에 자리하고 있다. 교회 인근 길가엔 고철과 폐지 더미가 수북하다. 김 목사는 이들 더미를 교회 운영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인 대부분이 이주노동자인지라 헌금만으론 재정을 꾸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폐기물은 대부분 주변 공장에서 얻어온다. 그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공장주도 ‘목사님이 좋은 일 하신다’며 선뜻 내준다”며 “자녀들에게 신문과 헌책을 모아오게 해 교회로 가져다주는 할머니도 있다”고 말했다.
교회와 쉼터, 사택으로 구성된 이곳을 거쳐간 이주노동자는 28년간 1만명에 달한다. 한때 60여명이 상시 머물던 쉼터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문을 닫았다. 지금은 주일예배와 함께 병원 진료와 비자 문제 등 생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 포도원교회 의료선교팀이 매월 1회, 부산 강서구보건소와 대한결핵협회 부산광역시지부가 1년에 두 차례 이곳을 찾아 이주민의 건강검진을 돕는다.
추석을 앞둔 이맘때는 1년 중 교회가 가장 한산한 때다. 연휴 전 물량을 맞추느라 주일에도 공장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교회는 이날 예배 후 추석맞이 선물로 준비한 찹쌀과 쌀, 밀가루를 교인들에게 나눴다. 창원 상남교회, 장유상남교회, 부산의 광진교회와 대연교회 등에서 보내온 옷으로 바자회도 열었다. 김 목사는 “28년간 이주민 사역을 해왔지만 혼자 감당한 사역은 없다”며 “적절한 때를 맞춰 하나님이 재정과 사람을 보내주셔서 지금껏 이주민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매년 추석 연휴를 전후로 이주민을 위로하는 수련회와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재한 몽골인 사역단체인 모스타(MOSTA)와 재한 몽골인 사역단체 디아스포라몽골네트워크(DMN)는 24~26일 강원도 원주 치악산 명성수양관에서 ‘2026 재한몽골인 추석수련회’를 연다. 27일엔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김정석 목사)가 유학생과 외국인근로자를 위해 마련한 ‘외국인 한가위 잔치’도 열린다.
세계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기현 장로)는 추석을 맞아 17일부터 28일까지 몽골 이주민 가족 18명을 한국에 초청했다. 명절에 고국을 찾기 어려운 이주민들이 국내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도록 돕자는 취지다. 서울 마포구 신생명나무교회(장헌일 목사)와 ㈔월드뷰티핸즈(회장 최에스더)는 22일 서울 마포구 엘드림통합돌봄센터에서 쪽방촌 주민과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추석 한가위 밥사랑 잔치 및 선물 전달식’을 열었다.
김해=글∙사진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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