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기차 완충하면 몇 ㎞나 갈까… 美 기준 따르다 14년 만에 검증

이누리 2026. 9. 24. 02: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추석 귀성길처럼 장거리를 달릴 때 전기차 운전자가 가장 신경 쓰는 숫자는 '1회 충전 주행거리'다. 그런데 이 수치를 산출하는 데 쓰이는 보정계수는 국내 전기차 시험자료로 검증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의 공인 주행거리는 시험실에서 측정한 결과에 보정계수 0.7을 적용해 산출한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EPA 방식 보정계수 0.7 적용
공인-실제주행거리 비교는 안해
정보 부정확… 올해서야 연구 시작
게티이미지뱅크

추석 귀성길처럼 장거리를 달릴 때 전기차 운전자가 가장 신경 쓰는 숫자는 ‘1회 충전 주행거리’다. 그런데 이 수치를 산출하는 데 쓰이는 보정계수는 국내 전기차 시험자료로 검증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미국 방식을 도입한 뒤 14년째 같은 값을 쓰고 있다. 적정성 검증을 위한 연구는 올해가 돼서야 시작됐다. 부정확한 정보를 갖고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의 공인 주행거리는 시험실에서 측정한 결과에 보정계수 0.7을 적용해 산출한다. 시험실 측정값을 그대로 표시하면 운전자가 도로에서 체감하는 주행거리와 차이가 날 수 있어 급가속과 에어컨·히터 사용 등 다양한 운전 조건을 고려해 값을 낮추는 방식이다.

문제는 0.7이라는 값의 출처다. 공단은 “전기차 시험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정하지 않고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보정방식 및 계수를 준용했다”고 설명했다. 제도가 도입된 2012년 당시 국내에는 연비를 신고한 전기차 모델이 한 대도 없었다. 이후 전기차 보급이 늘었지만 보정계수는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표시되는 주행거리가 실제보다 짧거나 길다고 단정할 근거조차 없다. 공단이 제출한 자료에는 공인 주행거리와 실제 도로 주행거리를 직접 비교한 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공단이 제시한 국립환경과학원의 2023년 연구에서도 시험실과 실도로 주행시험을 모두 진행했지만 두 결과를 직접 비교하지는 못했다.

공단은 같은 경로에서 조건을 최대한 맞춰 달려도 교통 상황과 주변 환경에 따라 실도로 시험값 자체에 도심 최대 8.9%, 교외 15%, 고속도로 5.5%의 편차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명절처럼 교통 상황이 달라지는 장거리 운전에서 표시 주행거리를 얼마나 참고할 수 있을지 판단할 국내 검증자료가 부족한 셈이다.

전기차 보정계수가 적절한지 확인하는 연구는 올해 1월에야 이뤄졌다. 공단은 전기차 20대 이상을 시험해 현행 계수 0.7을 검증하고, 필요하면 산정 방식을 바꿀 계획이다. 공단은 전기차 연구를 올해서야 시작한 이유에 대해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구를 우선 수행했다”고 답했다. 겨울철 주행거리도 뒤늦게 살펴보기로 했다. 현재 공인연비 산정에는 영하 7도에서 히터를 켜고 달리는 조건이 반영되지만, 소비자가 따로 확인할 수 있는 ‘겨울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없다. 공단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저온 환경에서 완전 충전부터 방전까지의 주행거리를 측정할 예정이다.

고시 개정은 전문가·업계 의견수렴과 기후에너지환경부·산업통상부·국토교통부 협의를 거쳐 2028년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된다. 박 의원은 “소비자가 차량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주행거리를 국내 검증 없이 미국 기준에 기대 14년째 적용해 온 것은 안일한 행정”이라며 “실제 운행환경과 겨울철 특성을 반영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