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전시]강민수 개인전 '달항아리 Moon Jar'·기획전 'Japanese Pop Trio II'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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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는 전국 각지의 전시 중 한 주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전시를 정리해 소개합니다.
익숙한 '일본 팝'의 외양보다 그 이미지를 만든 각 세대의 경험과 욕망을 들여다보게 하는 전시다.
강민수 개인전 '달항아리 Moon Jar' 달항아리는 완벽한 원이 아니어서 오래 보게 된다.
이번 전시에는 오랜 반복과 소성 끝에 완성한 신작 달항아리들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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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는 전국 각지의 전시 중 한 주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전시를 정리해 소개합니다.

팝은 가벼운 이미지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세대마다 다른 기억의 방식이 숨어 있다. 'Japanese Pop Trio II'는 츠즈키 마유미, 시카타 하루나, 유타카 시모무라 등 일본 작가 3명이 각자의 시대를 통과하며 이미지와 기억을 어떻게 회화로 바꾸는지 보여준다. 츠즈키는 고도성장기 도쿄 교외에서 경험한 미국 문화에 대한 동경을 'American Nostalgia'의 풍경으로 옮기고, 시카타는 기억 위에 현재의 감정이 계속 덧씌워지는 과정을 'Overwrite'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 유타카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에서 끝없이 복제되는 캐릭터와 디지털 이미지를 회화로 옮겨 스크린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건드린다.

세 사람의 화면은 향수에서 출발해 덮어쓰기와 복제로 이어진다. 츠즈키의 고요한 교외 풍경에는 현실과 환상이 묘하게 겹치고, 시카타는 사진·문자·드로잉과 디지털 프린팅 위에 다시 물감을 얹으며 기억의 층을 만든다. 유타카는 완성된 화면을 직접 긁어내기도 하며 디지털 이미지에 다시 물질성을 부여한다. 익숙한 '일본 팝'의 외양보다 그 이미지를 만든 각 세대의 경험과 욕망을 들여다보게 하는 전시다. 10월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갤러리508.

무늬는 평면에서 시작하지만, 장응복의 손을 거치면 집이 되고 가구가 되고 하나의 풍경이 된다. 서울공예박물관 현대공예 기증특별전 '에퀴녹스 추분_춘분'은 40여 년간 한국 전통문화와 자연에서 길어 올린 무늬를 동시대 생활 속으로 확장해온 장응복의 작업세계를 조명한다. 십장생과 모란, 꽃신, 물고기부터 산과 물, 절기의 빛까지 작가가 만들어온 100여 종의 무늬가 한지와 직물, 가구와 공간으로 번져간다. 전시는 '무늬집', '집 속의 집', '탑돌이' 등 세 부분으로 이어진다.

72개의 나무틀에 실크와 한지, 유리를 결합한 '조각잇기-벽'에서는 서로 다른 무늬들이 하나의 거대한 벽을 이루고, 모듈형 설치 '집-집'에서는 공예품과 가구가 작은 집을 만들었다가 다시 흩어진다. 마지막 '탑돌이'에 이르면 무늬는 공간 전체를 감싼다. 쪽빛 산과 바다, 전통 지우산 구조를 활용한 샹들리에 아래를 직접 걸으며 관람객도 작품의 일부가 된다. 전시 제목처럼 추분에서 시작해 춘분을 앞두고 끝나는 시간까지, 공예를 사물이 아니라 자연과 생활이 순환하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2027년 3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

달항아리는 완벽한 원이 아니어서 오래 보게 된다. 강민수는 20년 넘게 직접 쌓은 전통 오름가마에서 소나무 장작으로 백자를 구워왔다. 위와 아래를 따로 물레 성형한 뒤 이어 붙이는 달항아리의 제작법은 애초에 미세한 비대칭과 흔들림을 품는다. 작가는 그 불완전함을 바로잡기보다 남겨두고, 안정된 비례와 깊은 백색 속에서 한국 백자 특유의 여백과 온기를 끌어낸다.

이번 전시에는 오랜 반복과 소성 끝에 완성한 신작 달항아리들이 놓인다. 표면을 과장하거나 장식을 더하기보다 형태와 색, 질감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지점을 따라가는 작업이다. 불과 흙, 장작의 상태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장작가마의 변수까지 받아들인 결과, 같은 백색 안에서도 항아리마다 다른 표정이 생긴다. 전통을 그대로 복원하기보다 오랜 수행과 손의 감각으로 오늘의 달항아리를 다시 묻는 전시다. 10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노화랑.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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