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에게 ‘北 핵실험 탐지’ 미국인 학자 석방 요구할 것”

하수영 2026. 9. 2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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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부터 중국에 억류 중인 중국계 미국인 지진학자 천유린(54).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억류된 미국인 학자들의 석방을 요구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국계 미국인 지진학자 천유린(54)의 아내인 위팡 룽은 22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날 백악관을 방문해 국가안보회의(NSC) 및 국무부 관계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확언받았다고 주장했다.

중국 태생으로 2011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천은 미국 정부 계약업체 소속 지진학자로서 북한의 지하 핵실험에서 발생하는 충격파를 탐지·분석하는 연구를 해왔다. 2024년 11월 대학 강의 및 가족 방문 목적으로 베이징에 갔다가 미국으로 귀국하는 길에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베이징 국가안전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룽에 따르면 천은 억류 과정에서 100차례 이상의 심문을 받았다.

중국에 억류된 중국계 미국인 지진학자 천유린의 아내 위팡 룽. AP=연합뉴스

룽은 중국 당국이 남편을 ‘조작된’ 간첩 혐의로 재판에 넘길까봐 우려한다고 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월 14일 로이터 보도로 억류 사실이 처음 알려진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천은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중국법을 위반하는 활동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법치국가이며, 이른바 부당한 구금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룽은 “중국 당국은 남편의 핵실험 탐지 전문지식을 활용해 ‘디커플링’ 방식으로 핵실험 은폐 능력을 향상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디커플링은 대형 지하 공간 내부에서 핵폭발 장치를 폭발시켜 충격파의 크기를 줄이는 기술이다. 미국은 중국이 2020년 6월 22일 실시한 저위력 핵실험 폭발을 은폐하기 위해 디커플링 기술을 사용했다고 주장해왔다.

룽은 그러면서 천이 고혈압 및 당뇨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중국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남편이 그곳에서 매일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하고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출신 미국인 학자 민 진의 아내 실비아 진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의회에서 열린 하원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억류자 관련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룽은 아울러 지난 6월 중국 당국에 체포돼 3개월 넘게 억류 중인 미얀마 출신 미국인 정치학자 민 진(53)의 석방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 진은 미얀마 전문 독립 싱크탱크인 ‘전략정책연구소-미얀마’의 공동창립자 겸 사무총장으로, 미얀마 정치와 민주화·군부 관계를 연구해 왔다.

그의 연구 분야 가운데는 중국의 미얀마 내 영향력과 개입 문제도 있었다. 중국은 2024년 1월과 지난해 1월 미얀마 군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간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등 미얀마 내전에서 외교적 역할을 해왔다.

민 진은 6월 3일 중국 학술기관의 초청을 받아 윈난성 쿤밍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했다가 간첩 활동 및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공항에서 체포됐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0일 성명을 통해 부당하게 구금된 2명이라며 천과 민 진의 이름을 언급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방중했을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방중 당시에도 천과 관련한 문제 제기를 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룽이 백악관 NSC와 국무부로부터 전해받은 내용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당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했으나 이후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 시민들의 구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언제나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이번에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시 주석이 이번에는 응할지 미지수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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