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진출 1세대' 어피닛, 10년 노하우로 후배 스타트업 인도행 이끈다

김철현 2026. 9. 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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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14억 인구 중에서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1억 2000만 명에 불과하다. 어피닛은 이제 인도 진출 1세대 스타트업으로서 이 노하우를 후배 기업에 전수하기 위해 나섰다.

어피닛의 성장은 국내 비즈니스 없이 순수하게 인도 현지에서 일궜다는 점에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스타트업에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어피닛은 올해 IPO(기업공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진출과 함께 인도에서 축적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한국 스타트업과 나누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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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진출 1세대 창업가 이철원 어피닛 대표 인터뷰
AI 기술 대안신용평가시스템 기반
금융 소외 계층 대상 누적 3조2000억원 금융 상품 중개

인도의 14억 인구 중에서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1억 2000만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은행으로부터 신용 서비스를 받기 쉽지 않은 중·저신용자다. 인도에선 이런 금융 소외 계층이 10억 명에 달한다. 이 많은 사람이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선 대출받기도, 보험에 가입하기도 쉽지 않았다. 어피닛은 이 문제를 해결한 한국의 인공지능(AI) 금융 기술 기업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을 통해서다. 어피닛은 인도에 진출해 10년 이상 데이터를 쌓으며 금융사와 고객을 연결해 왔다. 3조 2000억원에 달하는 누적 금융 상품 중개액은 어피닛이 현지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방증한다. 어피닛은 이제 인도 진출 1세대 스타트업으로서 이 노하우를 후배 기업에 전수하기 위해 나섰다.

이철원 어피닛 대표가 인도 시장과 AI 대안신용평가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어피닛

이철원 어피닛 대표는 23일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반드시 인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피닛의 성장이 '인도에 진출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피닛의 성장은 국내 비즈니스 없이 순수하게 인도 현지에서 일궜다는 점에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스타트업에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어피닛은 올해 상반기 매출 1123억원, 영업이익 296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45.8%, 79.4% 늘어난 수치다.

이 대표는 어피닛의 이런 성장을 이끈 요인으로 "시장의 길목을 선점한 것"을 꼽으며 "큰 수요를 가진 고객이 모여 있는 시장에 자리잡은 것이 가장 큰 성장 동력"이라고 했다. 그가 인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0년대 초반,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와이더댄의 아시아·태평양 사업을 맡아 현지 통신사에 통화연결음 서비스를 공급하면서다. 이후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통신사 대상 사업을 이어오다 스마트폰 중심의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이 열리는 것을 보고 2014년 어피닛의 전신인 밸런스히어로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많은 사람이 기존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 핀테크 사업을 시작했다"며 "시장 크기와 성장 속도, 성숙도라는 세 가지 기준을 놓고 봤을 때 인도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어피닛은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을 평가하기 위해 창업 초기부터 스마트폰에서 얻을 수 있는 비정형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 데이터와 자연어처리(NLP), 개체명인식(NER) 등 AI 기술을 결합해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어피닛은 인도 중산층과 금융 접근이 제한된 이용자들에게 최적화된 결제, 대출, 보험 등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연계해 왔다. 이 대표가 "AI는 고객의 상환 가능성과 적정 한도 등을 판단하는 비즈니스의 펀더멘털"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어피닛은 올해 IPO(기업공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진출과 함께 인도에서 축적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한국 스타트업과 나누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인도 현지에서 'K-파운더 네트워크'를 구성한 게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현지 시장 정보와 사업 경험을 공유하고 창업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 중 시행착오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국 스타트업의 인도 진출을 지원하는 '프리 유니콘 인디아'도 시작했다. 내달 국내 스타트업 대표를 델리로 초청해 항공·체류 비용과 기업 탐방, 맞춤형 시장조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는 "인도에는 기술력 있는 로컬 기업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지만 한국 기업이 제품 설계와 디자인, 데이터 활용 등에서 앞선 영역도 있다"며 "어피닛이 10년 넘게 현지에서 부딪히며 쌓은 시행착오와 시장에 대한 이해를 후배 기업이 더 빠르고 안전하게 사업 가설을 검증하는 데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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