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료 뻥튀기' 의회·의원 명단, 드디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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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정보공개법 시행'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국민이면 누구나 대한민국의 모든 공공기관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3일 항소심 판결이 내려졌지만, 국민권익위원회가 대법원에 상고를 하면 정보공개는 또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하루빨리 지방의원들의 이해충돌(부적정 수의계약) 내역과 연루된 지방의회·의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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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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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 ⓒ pixtolero2 on Unsplash |
그러나 막상 정보공개청구를 해 보면, 정보를 비공개하는 경우들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특히 권력 기관들은 그런 경우가 많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보공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온라인 정보공개시스템(www.open.go.kr)을 개통했지만, 공직사회의· 비공개 관행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지방의원의 위법·비리 의혹 정보공개 판결 내린 서울고법
결국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이 계속 제기됐고 법원의 판결에 의해 의미 있는 진전들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국회가 사용하던 특수활동비에 대해 정보공개판결이 내려지면서 국회 특수활동비가 대폭 감축되었던 일도 있었다.
또 검찰 특수활동비에 대해 정보공개판결이 이뤄지면서, 검찰 내부에서 이뤄졌던 세금 오·남용이 세상이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총장의 통치자금으로 거액의 현금이 뿌려졌고 일선 검찰청에서도 회식비, 자의적인 격려금 등으로 국민세금이 '쌈짓돈'처럼 사용되었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최근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 9월 3일 서울고등법원 제7부(재판장 권순형 부장판사)가 지방의원들의 이해충돌 실태, 국외출장 비리 실태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사실 2025년 12월 18일 나온 1심 판결에서도 원고(예산감시 전국네트워크 사무국장이자 세금도둑잡아라 활동가가 원고였다)가 전부 승소했다. 즉 '지방의원의 이해충돌(수의계약 등) 내역 및 연루된 의회·의원 명단'과 '국외출장 비리 내역과 연루된 의회·의원 명단'을 공개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국민권익위원회가 항소를 했고, 그에 따라 또 정보공개가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행히 항소심 재판부가 국민권익위원회의 항소를 기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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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심 법원의 판결문 중 일부 |
| ⓒ 법원 |
이 사건은 2024년 11월과 1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방의회 이해충돌 실태조사 결과'와 '지방의회 국외 출장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한 것에서 시작됐다. 당시는 내란을 전후해서 혼란한 정치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의 발표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가 밝혀낸 실태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전국 243개 지방의회 중에서 20개 지방의회에 대해서만 이해충돌 실태조사를 했는데도, 건수로는 1391건, 액수로는 약 31억 원에 달하는 부적정한 수의계약 체결이 발견됐다. 지방의원과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가 지방자치단체와 체결한 수의계약이 이렇게 많았다는 것이다.
국외 출장 실태점검 결과는 더 충격적이었다. 국외출장에 대한 조사는 전국 243개 지방의회 전체에 대해 진행되었는데, 최소 87개 이상의 지방의회에서 비리가 적발됐다. 지방의회들이 국외출장을 가면서 항공권 조작으로 빼돌린 예산만 18억 원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비즈니스석을 끊었다가 취소하고 이코노미석으로 바꿔서 차액을 챙긴다든지, 항공권의 금액을 변조한다든지 하는 수법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어느 지방의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어느 지방의원이 갔다 온 국외출장에서 비리가 있었는지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는 잘 해놓고, 정보공개는 거부한 것이다. 그 결과 문제를 일으킨 지방의원들은 뻣뻣하게 고개 들고 다닐 수 있었고, 이번 6.3. 지방선거에도 다시 출마할 수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외출장비 비리에 대해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다고 하지만, 경찰의 수사도 지지부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이 지방의원들은 쏙 빼고, 의회 사무국 실무공무원들과 여행사 직원들만 송치하는 일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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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권익위원회 |
| ⓒ 연합뉴스 |
따라서 이제 남은 것은 정보공개뿐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하루빨리 지방의원들의 이해충돌(부적정 수의계약) 내역과 연루된 지방의회·의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또한 항공권 조작 등으로 국외출장비를 오·남용한 지방의회와 의원 명단도 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
한편 이번 판결을 계기로 선출직 공직자의 위법 의혹과 관련된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대상임이 확인됐다.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임이 확인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방의원뿐만 아니라 모든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감시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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