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알아보러 갔다가 '화들짝'…"30년 된 아파트가 9억" 매물 반토막 난 강북[부동산AtoZ]

최서윤 2026. 9. 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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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노원구 전셋값이 올해 들어 12% 넘게 뛰며 2012년 한국부동산원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출 한도 축소와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 여파로 매물이 급감하자 30년 된 아파트도 전용면적 84㎡ 전세금이 9억원을 넘어섰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까지 올해 누계 상승률은 성북 12.84%, 노원 12.25%로 서울 25개 자치구 1·2위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대장주로 꼽히는 '건영3차' 전용 84㎡(9층) 매물은 지난 11일 9억1000만원에 신규 전세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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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노원·도봉 등 동북권 상승세 집중
노원 전세 매물 1년 새 절반 넘게 줄어
전세난에 매수 전환 땐 중저가 집값 자극
노원구 아파트단지 전경

서울 성북·노원구 전셋값이 올해 들어 12% 넘게 뛰며 2012년 한국부동산원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출 한도 축소와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 여파로 매물이 급감하자 30년 된 아파트도 전용면적 84㎡ 전세금이 9억원을 넘어섰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까지 올해 누계 상승률은 성북 12.84%, 노원 12.25%로 서울 25개 자치구 1·2위다. 서울 평균 상승률 7.79%를 4%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같은 기준 종전 최고치는 두 지역 모두 저금리 속 월세 전환이 겹친 2015년으로 성북 7.75%, 노원 10.77%였다. 올해 상승률이 이를 각각 5.09%포인트·1.48%포인트 앞선다. 성북구는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2015년 한 해 상승률(11.57%)마저 9월에 이미 넘어섰다.

이는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KB국민은행 월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올해 1~8월 성북구 전셋값은 13.09% 뛰었다.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같은 기간 노원구 전셋값도 11.63%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매수 포기 수요가 중저가 전세로 밀려들었던 2011년의 패턴과 닮았다. 당시 1~8월 성북구(12.24%)와 노원구(10.98%)가 급등하며 강북 외곽 지역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2011년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매매 심리 위축이었다면 올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세제 개편,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누적, 대출 규제까지 겹쳐 매물이 잠긴 정책 개입발 수급 불균형이 원인이다. 임대차 2법 시행 5년 차라는 점에서는 2021년 여파를 이어받은 진화형에 가깝다.

신축 추월한 30년 구축…강북권 전세 신고가 속출

강북권에선 30년 된 아파트에서도 최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대장주로 꼽히는 '건영3차' 전용 84㎡(9층) 매물은 지난 11일 9억1000만원에 신규 전세로 거래됐다. 올해 노원구 국민평형 전세 최고가다. 올 1월 같은 면적·층 계약보다 보증금이 2억3000만원 뛰었다. 건영3차는 1995년 준공된 아파트로, 2020년 입주한 포레나노원(8억7000만원), 2023년 입주한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8억5000만원)를 모두 앞섰다.

성북구에서는 2022년 입주한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 전세가 11억원까지 오르면 성북구 내 1위를 한 데 이어 2019년 입주한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2024년 길음역롯데캐슬트윈골드도 10억원을 넘으며 그 뒤를 이었다. 모두 역대 최고가다. 지은 지 20년 넘은 단지에서도 9억원 계약이 나왔다. 2005년 준공된 길음뉴타운4단지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달 6일 최고가인 9억원에 신규 계약됐다. 올해 1월 같은 면적·층 계약보다 보증금이 2억7000만원 높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건수는 2만298건으로 1년 전 2만3390건 대비 13.3% 감소했다. 동대문구가 1027건에서 315건으로 69.4%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이어 중랑구(-67.8%), 구로구(-61.6%), 금천구(-58.9%), 노원구(-51.5%), 도봉구(-50.5%) 순으로 매물이 많이 빠졌다.

토허구역 확대에 이어 부동산 세제 개편 이후 비거주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었고, 기존 세입자의 계약 갱신 청구권 사용 증가가 겹치며 시중에 풀리는 신규 전세 매물이 많이 감소했다. 지난달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180.1까지 올랐다. 100을 웃돌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공급까지 시차…전셋값 상승 장기화 우려

정부는 공급을 늘려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은 충분한 주택 공급"이라고 밝혔다. 다만 착공부터 입주까지 통상 3년 안팎이 걸려 공급 대책이 실제 매물로 풀리기까지 시차가 있고, 그 사이 매물 잠김과 가을 이사철 수요가 겹쳐 강북 전셋값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자연스러운 시장 조정을 거친 게 아니라 정책적 요인으로 빚어진 수급 불균형이라 오름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세 보증금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큰 고가 지역에서는 세입자가 당장 매수로 돌아서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가격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저가 외곽 지역에서는 주거비를 고민하던 세입자들이 아예 매수를 택하는 '전환 수요'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전셋값 부담에 집을 사려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물부터 거둬들이면, 해당 지역 매매가격 전반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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