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무음극 전지 실용화 난제 해결…전기차 더 멀리 달린다"

대전=정일웅 2026. 9. 2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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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음극 전지(Anode-free battery)'에서 리튬이 가시처럼 자라 수명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해결할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별도의 리튬 저장체 또는 두꺼운 보호층 없이도 리튬의 균일한 성장과 안정적 계면 형성을 유도해 무음극 전지의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동시에 높일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향후 고에너지 무음극 전지의 실용화를 앞당길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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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음극 전지(Anode-free battery)'에서 리튬이 가시처럼 자라 수명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해결할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으로 리튬이 고르게 쌓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보호막을 안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정희태 교수 공동연구팀이 경북대, 나노종합기술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무음극 전지의 수명을 늘릴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AI 생성 이미지. KAIST

무음극 전지는 별도의 음극재 없이 얇은 구리판 위에 리튬을 직접 쌓는다. 충전된 리튬을 흑연 등 음극재에 저장하는 일반 리튬이온전지와는 구별된다. 이 같은 특성은 음극재가 차지하던 무게와 공간을 줄여 같은 크기의 배터리보다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게 한다. 무음극 전지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충·방전이 반복될 때 리튬이 구리판 위에 고르게 쌓이지 않고, 나뭇가지 혹은 가시처럼 자라는 '덴드라이트'가 발생하는 것은 무음극 전지의 실용화를 가로막는 난제로 꼽힌다. 덴드라이트가 리튬을 보호하는 막을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어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빠르게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는 리튬을 여분으로 넣거나, 표면에 두꺼운 보호층을 덧붙였다. 사용 중 줄어드는 리튬을 미리 보충하거나, 외부에 보호막을 씌우는 방식이다. 이때 재료가 늘어난 만큼 배터리는 무겁고, 두꺼워져 무음극 전지의 장점(작고 가벼움)을 줄이는 역효과가 생긴다.

공동연구팀은 반도체를 정밀 가공할 때 쓰이는 '2차 스퍼터링 리소그래피(SSL)' 공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재료를 추가하는 대신 리튬이 쌓이는 구리판 자체를 바꾼 게 핵심이다. 공동연구팀은 구리판 표면에 미세한 관 모양의 구조를 만들어 리튬이 한곳에 몰리지 않고, 넓게 나뉘어 쌓이도록 했다.

SSL을 이용해 구리판에 직경 300㎚, 높이 150㎚의 미세 관을 만들었을 때 리튬이 닿는 면적은 평평한 구리판보다 4배가량 넓어졌고, 이를 통해 리튬은 한곳에서 뾰족하게 자라지 못하게 됐다는 게 공동연구팀의 설명이다.

(윗줄 왼쪽부터) KAIST 김은지·정현주·김진욱 박사과정생, (아랫줄 왼쪽부터) KAIST 이진우·정희태 교수, 경북대 이용희 교수. KAIST

구리판 위에는 '맥신(MXene)'이라는 2차원 신소재를 10㎚ 두께로 입혔다. 맥신은 완성된 보호막을 씌우는 게 아니라, 보호막을 만드는 성분을 끌어모으는 '밑칠'처럼 작용해 배터리가 작동하면 맥신 표면에 단단한 보호막이 형성되는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이 보호막은 리튬과 전해질 사이의 불필요한 반응을 줄이고, 리튬이 가시처럼 자라는 것도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

공동연구팀은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한 조건에서 배터리 표면과 내부를 정밀하게 관찰해 맥신을 중심으로 나노 크기의 보호막이 고르게 형성된 것을 확인, 형성 원리도 규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별도의 리튬 저장체 또는 두꺼운 보호층 없이도 리튬의 균일한 성장과 안정적 계면 형성을 유도해 무음극 전지의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동시에 높일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향후 고에너지 무음극 전지의 실용화를 앞당길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KAIST 김은지·정현주·김진욱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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